# 이용을 삼가하기 바랍니다.(X) / 야외활동을 삼가했다.(X) / 출입을 삼가하라고 당부했다.(X)
국어책에서 마르고 닳도록 가르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삼가하다]가 아니라 [삼가다]가 기본형이므로 '삼가하다' 활용은 잘못됐다는 가르침 말이다. 세 문장 모두 바로잡는다. # 이용을 삼가기 바랍니다.(O) / 야외활동을 삼갔다.(O) / 출입을 삼가라고 당부했다.(O)
'삼가다'는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를 뜻한다. 말을 삼가고 행동을 삼가고 만용을 삼간다고 한다. '꺼리는 마음으로 양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않도록 하다'라는 뜻도 나타내 술을 삼가고 담배를 삼가고 외출을 삼간다고 할 수 있다. 상(喪)을 당한 이에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할 때 삼가 역시 삼가다의 어간이 부사로 굳은 것이다.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명복을 빕니다 하고 말한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삼가해 주세요, 삼가하기 바랍니다, 삼가했다 하는 오류가 지속되는 건 왜일까. 출근하다, 일하다, 실천하다, 공부하다, 운동하다처럼 [삼가+하다] 형태로 이 낱말을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여기서 '삼가'는 출근, 일, 실천, 공부, 운동처럼 따로 쓰이는 명사가 아니다. 더군다나 한자어도 아니다. 그저 덩어리로 '삼가다'임을 안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삼가다 류라 해야 할까. 그런 말로 '서슴다'와 '머금다'를 꼽는 경우를 본다. 서슴다는 '서슴지' 꼴로 않다·말다 따위의 부정어와 함께 쓰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망설인다는 뜻을 보인다. 서슴지 말고 대답해라 / 서슴지 않고 싸웠다 / 조금도 서슴을 것 없이 / 서슴지 않아 온 처지 / 나서기를 서슴지 않는다 / 한 입으로 두말하기를 서슴지 않는 것과 같은 용례가 있다. 또 머금다는 담배 연기를 입안에 머금고, 슬픔을 머금고, 눈물을 머금은 채, 웃음을 머금다처럼 쓰인다. 이 세상에 삼가하다, 서슴하다, 머금하다는 없다. 삼가다, 서슴다, 머금다가 있을 뿐.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표준국어대사전
2. 최종희,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2015년 개정판),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3. 동아 백년옥편 전면개정판(2021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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