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저희도 새해에는 새롭게 더 잘해볼게요."
페퍼저축은행이 9연패 탈출로 드디어 긴 사슬을 끊어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5년의 마지막 홈 경기였던 12월 30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1-25, 25-20, 25-21)로 이기면서 9연패에서 벗어났다.
승부처만 되면 갑자기 고꾸라지는 경기력과 실수 연발. 창단 이후 꾸준히 가장 약점으로 지적됐던 '경험'에 대한 부분이 올 시즌도 반복됐다. 사실 개막 초반 8경기에서 6승2패로 1위를 바짝 추격하는 2위를 달리면서 '깜짝 돌풍'을 일으켰던 페퍼저축은행은 팀이 급격하게 무너지며 최근 9연패에 빠져있었다.
뭔가 손을 쓸 틈도 없었다. 멤버도 그대로, 경기력도 큰 차이는 없는데 자꾸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하면서 고개를 떨구는 장면이 반복됐다. 1라운드때와 그 이후 페퍼저축은행은 완전히 다른 팀 같았다.
결국 심리적인 요인이라고 봤다. 창단 이후 줄곧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아직 신생팀, 막내팀의 불안감을 선수들 스스로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셈이다. 스스로에 대한 불신이 불안감을 만들었고, 초반 좋았던 흐름을 꾸준히 이어가지 못한 것 역시 이를 증명한다. 한번 연패가 시작하자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또 한번 확인했다.
하지만 10연패 굴욕 직전,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스스로 이겨냈다. 최근 체력적으로 다소 지쳐있던 GS칼텍스를 상대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해냈다. 1세트를 리드하다 뒤집히면서 내줬을 때까지만 해도 또다시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되는듯 했지만, 2세트부터 집중력을 회복했다. 조이가 '에이스' 역할을 해줬고, 이전보다 공격 성공률은 떨어졌어도 박정아가 상대 주득점원인 실바를 막으면서 마지막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2025년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9연패 탈출. 미리받은 새해 선물이었다.
연패 기간 중 최대한 덤덤하게 언론 인터뷰를 소화했던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도 이날만큼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40여일만에 승장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장 감독은 "첫번째로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연패 기간 동안 다들 많이 힘들었는데. 힘든 순간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짧게 소감을 밝히다가 북받치는 눈물과 울음을 참지 못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연패 기간 동안 누구보다 마음 고생이 심했던 감독이다.
장소연 감독에 이어 인터뷰실에 들어선 베테랑 박정아는 "연패가 길어져서 우리 모두가 힘들었는데,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까 미팅때 이야기 했는데, 오늘이 25년 마지막날이니까, 이제 26년이니까 더 새롭게 잘하자고 했다. 저희도 더 노력할테니까 감독님도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위로를 건넸다.
9연패를 했지만 아직 페퍼저축은행에는 희망이 있다. 이날 승점 3점을 더하면서 20점으로 현재 순위는 6위. 4위 GS칼텍스와도 5점 차이로 아직은 사정권 내에 있다.
박정아의 공언대로 페퍼저축은행 새해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직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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