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 가평군 청평면에는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출처를 알 수 없는 100만원권 수표 5장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 싶다'는 메모와 함께 전달됐다.
이 익명의 독지가 선행은 벌써 10년째다.
2일 가평군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점심시간 한 남성이 청평면사무소를 찾아와 직원에게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작은 물질이지만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 싶습니다'라고 이면지에 적힌 메모와 함께 100만원권 수표 5장, 총 5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매년 겨울 청평면사무소에 전달된 똑같은 메모와 금액이지만 그동안 왔던 60대 전후로 보이는 기부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 남성은 기부자가 바빠 대신 왔다고 했다.
이 익명의 독지가는 2016년부터 매년 1∼2차례 청평면사무소에 기부하고 있다.
이번까지 17차례에 걸쳐 총 8천617만7천870원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봉투에는 대부분 100만원권 5장이 들어있었다. 이 중 3번은 2020년 100만원, 2021년 517만7천870만원, 2023년 1천만원을 냈다.
메모 역시 '작은 물질'이라는 겸손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 매번 문구와 글씨체가 같았다.
그때마다 직원들이 주소와 직업, 나이 등을 정중히 물었지만, 이 남성은 극구 사양하면서 "어려운 분들을 위해 잘 사용되길 바란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차 한잔하자는 제안도 마다했다고 한다.
지역에서는 이 독지가를 두고 사업가, 자영업자, 땅 부자 등 다양한 소문이 떠돌았다.
청평면사무소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들은 짐작하는 바가 있지만 독지가의 뜻을 존중해 굳이 알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규 청평면장은 "경제적으로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기 선행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나눔을 실천해 준 기부자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기부자의 뜻이 지역 사회 곳곳에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부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이 지역 저소득층에게 사용된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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