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전경철 교수가 Rh-형 혈액형을 가진 40대 여성 환자에게 발생한 20㎝ 크기의 거대 자궁근종에 대해 최신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5(Da Vinci 5)'와 수술 중 자가혈 회수 시스템(자가수혈기, Cell Saver)을 병행한 자궁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번 수술은 지난해 12월 31일 진행됐다. 환자는 내원 당시 자궁 전체를 가득 채울 정도의 20㎝ 이상 거대 자궁근종과 함께 심한 빈혈을 동반하고 있었으며, 근종이 주요 혈관과 중요 장기에 인접한 해부학적으로 고위험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자궁 보존을 위한 근종절제술이 어렵다고 판단됐다. 의료진은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자궁절제술을 시행했다.
특히 해당 환자는 Rh-형 혈액형으로, Rh+형 혈액 수혈이 제한되는 조건을 가지고 있어 수술 중 대량 출혈 발생 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환자였다. 이에 의료진은 출혈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로봇수술과 함께, 수술 중 발생한 혈액을 회수·정제해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Cell Saver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Rh 혈액형은 전 세계 인구의 약 85%가 Rh+형, 15%가 Rh-형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도 Rh-형은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다. 이로 인해 대량 출혈 가능성이 있는 수술에서는 동종 혈액 수혈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출혈 자체를 줄이는 고도의 수술 전략이 필수적이다.
Cell Saver는 수술 중 출혈된 혈액을 회수해 불순물을 제거한 뒤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자가혈 회수 장비로, 동종 수혈을 줄이고 면역학적 부작용과 수혈 관련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수술에서는 로봇수술의 정밀성과 Cell Saver의 자가혈 관리 시스템을 결합해 Rh-형 환자에서 가장 큰 위험 요소인 출혈과 수혈 부담을 효과적으로 최소화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양성 종양으로, 30~40대 여성의 약 40~5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정상 자궁의 무게가 약 60g인 데 비해, 일반적으로 250g 이상일 경우 '거대 자궁근종'으로 분류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근종 환자 수는 2019년 43만 5147명에서 2023년 63만 8683명으로 4년 새 약 44%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 30대 순으로 나타났다.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전경철 교수는 "거대 자궁근종은 방치할 경우 심한 빈혈과 복부 압박 증상, 통증, 배뇨·배변 장애는 물론 대량 출혈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근종의 크기와 위치, 형태에 따라 자궁 보존이 어려운 경우 자궁절제술이 불가피한 치료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절제술에 활용되는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 범위가 작아 통증과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 또한 일반 복강경 수술보다 약 10배 확대된 시야와 360도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 팔을 통해 주요 혈관과 주변 장기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대량 출혈 위험이 높은 거대 자궁절제 수술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전경철 교수는 "이번 수술은 심한 빈혈과 근종이 주요 혈관과 중요 장기에 인접한 해부학적으로 고위험 위치에 있어 자궁절제술이 불가피했고, 여기에 Rh-형이라는 출혈 고위험 요인이 겹친 매우 까다로운 사례였다"며 "다빈치 5 로봇수술과 Cell Saver를 병행 적용함으로써 출혈과 수혈 위험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은 국내 네 번째로 최신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5'를 도입했으며, 도입 후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로봇수술 100례를 달성했다. 병원 측은 앞으로도 로봇수술과 Cell Saver 등 첨단 수술·출혈 관리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고난도·고위험 환자 치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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