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1라운드만 해도 '김연경의 공백'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더 크게 고전했다. 디펜딩챔피언이 꼴찌 걱정을 하게 됐다.
하지만 일본에서 온 사령탑은 혼란을 재빨리 수습했다. 리그가 반환점을 돌면서 어느새 선두권을 바짝 따라잡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웃지 않았다.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4라운드서 선두 한국도로공사를 잡고 3연승을 질주했다. 12승 10패 승점 39점을 쌓았다. 2위 현대건설(13승 9패 승점 39점)의 승점을 따라잡았다. 다승에서 밀려 3위다. 1위 한국도로공사(승점 46점)도 가시권으로 붙들어 놓았다.
예상 밖 선전이다. 이날 10점을 몰아친 아웃사이드 히터 김다은도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김다은은 "비시즌 때 주전을 정해두지 않았다. 모두가 주전이 되자는 감독님의 주문이 있었다. 그 부분이 원동력이 돼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흥국생명은 시즌 출발이 매우 나빴다. 1라운드 2승 4패에 6등에 그쳤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빈자리가 뼈저리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리시브가 크게 흔들렸다. 이는 공격 패턴을 단조롭게 만들면서 악순환을 일으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요시하라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베테랑 세터 이나연을 영입하면서 차근차근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요시하라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들과 소통에 집중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우리는 항상 도전자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다 중요해서 그런 압박감을 느끼면서 경기해야 한다. 매 경기 강해질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선수 레베카 라셈과도 적극적으로 대화한다. 레베카는 영어를, 요시하라 감독은 일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대화하려면 통역을 두 단계나 거쳐야 한다. 레베카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할 때면 릴레이 게임을 하는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결국에는 우리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챔피언의 위용을 금새 되찾았다. 그러나 요시하라 감독은 전혀 만족하지 않았다. 요시하라 감독은 "아직 해야 할 것들이 엄청 많다. 이제 조금씩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배구에 대해 선수들이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시즌을 앞두고 정말 힘들고 성장해야 하는 시즌이라고 말했다. 매 경기 강해지자고 말했는데 그런 부분이 실천되고 있는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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