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의 한 유서 깊은 성당 벽화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천사 그림이 조르자 멜로니(48) 이탈리아 총리의 얼굴을 닮아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세기에 건립된 산 로렌초 인 루치나 대성당에 있는 벽화 중 하나가 멜로니 총리의 모습으로 복원됐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이탈리아 문화부와 로마 교구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천사 그림과 현직 총리의 유사설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가 가장 먼저 제기했다. 이 신문은 1면에 이탈리아 마지막 국왕의 대리석 흉상 옆 두 천사 중 하나가 이제 "친숙하고도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인 얼굴"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복원 전에는 일반적인 아기 천사였으나, 지금은 이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의 얼굴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보도는 거센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후속 보도가 잇따랐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관련 이미지가 급격히 퍼졌다. 논란이 일자 문화부는 성명을 통해 전문가들을 파견해 해당 그림을 조사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추후 어떤 조처를 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당에선 즉각 비판에 나섰다.
제1야당인 민주당(PD)의 한 의원은 "드러난 사실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복원 과정에서 문화재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2야당 오성운동(M5S) 측은 "프레스코화에 묘사된 얼굴이 총리의 얼굴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예술과 문화가 선전 도구 등으로 활용될 위험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둘의 유사성을 조명하는 이미지와 글이 확산하고, 야권의 비판이 점증하고 있지만 정작 멜로니 총리는 이 기묘한 논란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그림을 올리면서 "나는 명백하게 그 천사처럼 생기지 않았다"라는 답변과 함께 웃음 이모지를 달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성당 측은 해당 벽화가 수해를 입어 복원이 필요했으며 지난 2000년에 제작돼 문화재 보호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성당 사제인 다니엘레 미켈레티는 복원작업을 담당한 화가에 대해 "단순한 도장공이 아니라 매우 실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해당 프레스코화를 그린 화가는 "2년간 작업해 1년 전에 작업을 마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천사는 "멜로니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나는 25년 전 그려진 얼굴을 복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로마 교구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으며, 책임자를 규명하기 위해 "즉시 필요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구는 이어 "성스러운 예술과 기독교 전통의 이미지는 오직 전례(典禮) 생활과 기도를 돕기 위한 것이므로, 이를 오용하거나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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