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안보 분야 협의를 위한 미국 대표단의 방한이 통상 이슈 때문에 보류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보류가 아니라 스케줄링(일정 짜기) 이슈"라며 "미국 정치 상황 예측이 어렵고 이란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정상회담 등 여러 복잡한 일이 있어서 조금 진도가 안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예를 들어 이란 때문에 올스톱된 상황이고… (후략)." #
정부 고위 당국자가 기자들에게 한 말이 그제 이렇게 보도됐다. '올스톱' 정도는 대강 짐작한다. 죄다 멈춘 상태인가 보군. 그런데 조인트 팩트시트는 뭐고, 스케줄링 이슈는 또 뭔가. 애초 각각 공동 설명 자료, 일정 짜기 문제라 하면 될 일 아닌가. 괄호를 넣어 풀어쓰는 수고로움을 안기다니. 당국자 말이 좀 어렵다. 영어를 잘한다면 그건 그게 필요한 곳에서나 능력을 보이라. 물론 한미 외교에 관한 이야기를 누구나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의 알권리를 생각하여 더 쉬운 말로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는지. 참고로 국립국어원의 사전에서 찾아보니 띄어 쓴 '팩트 시트'는 원어가 fact sheet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핵심 사실을 간추려 정리한 문서라고 한다. 핵심 정리문, 공식 요약문, 설명 자료로 다듬었다.
영어만 피한다고 소통이 잘 되리라 낙관할 수 없다. 봐도 바로 뜻을 알기 어려운 한자어 사용도 흔한 탓이다. 구급대 출동 등을 다루는 언론 기사에 자동제세동기라는 낱말이 자주 나온다. 자동제세동기 등 필수 구급 장비 / 주변에 자동제세동기가 없었다 / 위급 상황 발생 시에는 자동제세동기(AED)를 현장으로 신속하게 공수하는 임무를 맡는다와 같은 표현 말이다. 사전에 따르면 자동제세동기(自動除細動器. 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AED)는 심정지가 되어 있는 환자에게 전기 충격을 줘서 심장의 정상 리듬을 가져오게 해 주는 도구이다. 자동 심장 충격기나 심장 충격기가 다듬은 말이다. 어떤가. 자동제세동기 대 (자동) 심장 충격기. 다듬은 말이 소통하는 데 낫다면 주저 없이 써야 한다. 그게 말과 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람들의 바른 태도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30선」(국립국어원) - https://www.korean.go.kr/front/etcData/etcDataView.do?mn_id=208&etc_seq=735&pageIndex=1
2. 국립국어원 다듬은 말 - https://www.korean.go.kr/front/imprv/refineList.do?mn_id=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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