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힘겨운 선발 경쟁,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KIA 타이거즈 출신 투수 에릭 라우어(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선발 경쟁의 실낱같은 희망을 살리기 위해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토론토가 3일(이하 한국시각) 발표한 시범경기 로테이션에 따르면, 라우어는 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호세 베리오스에 이어 등판하는 1+1 일정을 받아 들었다.
상황이 썩 좋진 않다.
라우어는 앞선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불과 2⅔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10.13에 달하고, 피안타율은 0.36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가 1.50이다. 시범경기라고는 해도 선발진 진입에 도전하는 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기록이다.
토론토는 선발진 밑그림을 채색 중이다. 케빈 가우스먼과 딜런 시즈, 셰인 비버가 1~3선발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던 코디 폰세는 컨디션을 끌어 올리면서 주목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리오스의 최근 활약도 주목을 끌고 있다. 2경기에서 6⅔이닝을 던져 2.7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베리오스는 피안타율 0.143, WHIP 0.90으로 준수한 스탯을 쌓고 있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했던 베리오스가 지금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베테랑 맥스 슈어저가 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선발 등판이 예상되고 있다.
라우어는 2024시즌 중반 대체 선수로 KIA에 합류했다. KBO리그 후반기 7경기에 등판한 라우어는 2승2패, 평균자책점 4.93의 기록을 남겼다. 기록 면에선 아쉬움이 있었으나, 당시 부상병동이 된 KIA 선발진이 기대했던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 역할을 소화하며 팀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에 일조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등판해 5이닝 2실점을 기록하기도. KIA는 그해 삼성을 누르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V12 해피엔딩을 썼다.
라우어는 한국을 떠난 뒤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KIA 관계자들이 내게 찾아와 '12시간 안에 한국행 여부를 결정하라'고 말했던 순간은 정말 끔찍하게 들렸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KIA의 제안은)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행은) 잘 한 결정이었다"며 "한국에서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 자체로 굉장히 멋진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미국으로 돌아가 토론토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라우어는 빅리그 콜업 후 대체 선발 기회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로테이션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빅리그 28경기(15경기 선발) 104⅔이닝을 던져 9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18로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는 2경기에서 5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는 빼어난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 시즌 선발 경쟁 기회를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거듭된 부진으로 풀타임 선발의 꿈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토론토가 앞선 두 경기에서 선발로 올렸던 라우어를 구원 등판 시키기로 하면서 올 시즌 보직도 불펜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지난 두 경기 부진을 떠올려 보면 이번 구원 등판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을 때는 빅리그에서의 앞날을 장담하긴 어려워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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