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내일(10일) 검진을 받는데, 상태가 좋게 나와서 4일 쉬고 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손주영은 태극마크를 계속 달고 싶었다. 그러나 몸 상태가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이 2009년 WBC 이후 17년 만의 8강 진출을 확정하고, 그토록 원하던 미국 마이애미행 전세기 티켓을 거머쥔 순간. 손주영은 유니폼을 벗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했다.
KBO 관계자는 10일 "어제(9일) 경기에서 투구 도중 팔꿈치에 불편감을 느껴 교체된 손주영은 오늘 오전 병원에서 MRI 촬영 결과 상태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오늘 한국으로 귀국해 정밀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선수단 미국 출국 때는 동행하지 않는다. 대체 선수 발탁 여부는 정밀 진단 결과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주영은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6년 WBC' C조 조별리그 호주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예상보다 이른 투수 교체. 손주영이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다.
한국 벤치는 급히 노경은을 준비시켜 마운드에 올렸고, 다행히 베테랑답게 노경은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7대2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노경은 이후 소형준(2이닝 1실점)-박영현(1이닝)-데인 더닝(1이닝)-김택연(⅓이닝 1실점)-조병현(1⅔이닝)이 힘을 보탰다.
손주영은 8강을 확정한 뒤 "내가 팔꿈치 부상이 꽤 자주 있는 편이라서 바로 예방했다. 조금 던져 보니까 점수를 주면 안 되는데, 사실 내가 조금 던질 수는 있어도 (부상) 예방 차원에서 100%로 못 던져서 구위가 약해지만 홈런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바로 코치님께 말씀을 드려서 마운드에 올라가서 시간도 조금 끌었다"고 했다.
손주영은 이어 "사실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노경은 선배께서 2이닝을 책임져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진짜 계속 기도하면서 간절하게 지켜봤다. (2회초 공격) 1아웃 때 캐치볼을 시작하는데 (팔꿈치) 느낌이 조금 별로라서 왜 이러지 하고 풀다가 나도 불안하고, 내가 불안하면 점수를 주기 때문에 안 되겠다 싶어 바로 말했다. 내가 고집을 부려서 될 일도 아니고, 2점 이상 주면 끝나기 때문에. 호주 타자들이 무서워서 그런 것도 아니고, 사실 아까운 게 이번 대회 때 선발투수로서 몸을 확실히 이닝을 조금 많이 던져놓고 경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그게 아쉽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대로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싶진 않았다.
손주영은 "거의 무릎 꿇고 보고 싶을 정도로 간절했다. 내가 너무 못해서. 그래도 한 2이닝은 던졌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다음 대회가 2029년인데, 지금 끝나지 않았지만 더 잘 준비하고 싶다. 내일(10일) 검진을 받는데, 상태가 좋게 나와서 4일 쉬고 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KBO는 한국에서 정밀 검진 결과 이상이 없으면 손주영이 다시 미국에 합류할 가능성을 남겨뒀지만, 어쨌든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선수를 끌고 가기는 부담스럽다. 손주영은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11승을 책임진 좌완 에이스다. LG의 시즌 구상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라 무리하진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 예비 명단에 있는 선수들 중에서 빠르게 대체자를 찾을 전망이다.
도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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