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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행복합니다" 울보 회장님의 눈물...휠체어컬링 16년만의 은메달 뒤엔 윤경선 회장의 뚝심 투자X진심 지원이 있었다[밀라노-코르티나 패럴림픽 인터뷰]

by 전영지 기자
16년만의 메달, 4년의 분투가 은메달의 결실로 이어지는 순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메달 시상식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관중석의 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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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오른쪽 끝)이 12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믹스더블에서 16년 만에 은메달을 획득한 백혜진-이용석이 은메달 2개를 걸어주자 감격의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코르티나(이탈리아)=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백혜진 선수가 '울보 회장님'이라고 해서 안 울려고 했는데…, 선글라스도 끼고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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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의 휠체어컬링 은메달 기자회견, 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67·노이펠리체 회장)이 선수들의 4년 분투를 떠올리다 그만 왈칵 눈물을 쏟았다.

'팀 200%' 백혜진-이용석 조(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12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 올림픽 컬링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믹스더블 결승에서 중국의 왕멍-양진차오 조에 연장 혈투 끝에 7대9로 석패했다. 이번 대회 첫 도입된 믹스더블, 초대 챔피언은 놓쳤지만 '1호'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무엇보다 2010년 밴쿠버 대회 혼성 4인조가 첫 은메달을 따낸 후 무려 16년 만의 쾌거, 은메달 확정 직후 '밴쿠버 레전드' 박길우 대표팀 감독과 윤 회장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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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건설 CEO' 윤 회장은 자타공인 장애인 컬링의 '키다리 아저씨'다. 2020년 '이웃사촌'인 김성일 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의 소개로 제5대 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을 맡은 후 장애인 스포츠에 매료됐다. 2022년 베이징패럴림픽 선수단장 당시 6위, 메달을 놓치고 낙담한 컬링 국대들과 눈물을 쏟으며 다짐했다. 사업도, 스포츠도 지고는 못사는 스타일. "4년 후엔 반드시 메달을 따고야 만다"고 공언했다. 베이징 대회 직후인 2022년부터 코리아리그전을 도입했다. 믹스더블이 2026년 동계패럴림픽 첫 정식종목이 된다는 정보에 2024년 강릉세계휠체어믹스더블컬링선수권을 유치했다. 정태영-조민경 조가 초대 세계 챔피언이 되면서 자신감과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전지훈련, 대회 출전을 적극 지원하고 연말이면 선수 가족들을 강릉호텔로 초청해 '컬링인의 밤', 성대한 시상식으로 노고를 치하했다. 컬링인들은 "윤 회장님이 오신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베이징패럴림픽 때부터 윤 회장과 함께한 백혜진은 "베이징에서 돌아온 후 회장님이 경기 수가 적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리그전을 도입하셨다. 매년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선수들의 샷이 정말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박 감독 역시 "2010년 밴쿠버 땐 '맨땅에 헤딩'이었다. 전용 컬링장도 없어 수영장에 물을 얼려 훈련했다. 윤 회장님이 오신 후 2022년부터 많은 투자를 하셨다. 코리아컬링리그가 활성화되면서 선수들의 실력이 '우상향'했다. 돈이 없어 대회에 못 나오는 팀이 없도록, 모든 비용을 회장님이 사비로 부담하셨다. 그런 지원 덕분에 16년 만의 메달이 가능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백혜진·이용석 안아주는 윤경선 회장<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질문에 답하는 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협회 회장<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윤 회장은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베이징의 한을 풀고자 메달색 관계없이 동메달만 따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근데 은메달이 확정되니 금메달 욕심이 나더라"고 했다. "우리 선수들 경기가 드라마 한 장면 같았다. 너무 행복하다"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베이징패럴림픽 선수단장 때 컬링을 잘 몰랐지만 '우리가 정말 매력적인 컬링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고, 돌아오자마자 코리안리그를 시작했다, 시도 선수들끼리 1년에 총 245경기, 믹스더블은 팀당 26경기를 뛰면서 실력을 키웠다. 리그전을 4년간 계속하면 분명 메달권에 들어올 거라 믿었다"고 돌아봤다. "백혜진 선수도, 나도 그때부터 다짐했다. 4년 후엔 뭔가 하나 꼭 이뤄보자고, 우리의 꿈이 이뤄졌다"며 감격을 표했다. "어제 백혜진 선수가 '울보 회장님'이라고 놀려서 오늘은 선글라스를 끼고 왔는데, 혼자 많이 울었다. 너무 행복하다"더니 다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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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알던 윤 회장의 삶에 어느날 문득 찾아온 컬링은 곧 '행복'이다. 기자회견 내내 '행복', '감사'라는 단어를 수없이 반복했다. "모든 걸 다 얻은 기분"이라고 했다. "컬링이 이렇게 아름다운 종목이라는 걸 새삼 더 느낀다. 중계를 보신 분들에게 문자가 많이 왔다. 휠체어컬링이 이렇게 재미있는 종목인 줄 몰랐다고, 너무 행복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중계를 보고 '이탈리아까지 가서 운다'고들 하는데, 남은 4인조 혼성 컬링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계속 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코르티나(이탈리아)=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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