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체=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가 원주 DB를 잡아냈다. 4강 플레이오프 직행 마지노선인 2위 싸움에 본격 가세했다.
SK는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DB를 89대68로 완파했다.
SK는 29승17패를 기록, 단독 3위를 굳건히 지켰다. 2위 안양 정관장과의 승차는 불과 0.5게임이다. DB는 최근 1승4패, 27승19패로 4위. 정관장과 2.5게임 차로 2위 싸움에서 멀어지고 있다.
전반전
DB는 빅 라인업이었다.
알바노, 박인웅 이유진 김보배, 헨리 엘런슨이 베스트로 나섰다. SK는 오재현이 돌아왔다. 에디 다니엘, 안영준 김형빈 자밀 워니가 선발 출전.
DB의 변형 빅 라인업이 핵심. 그리고, SK는 다니엘을 주목해야 했다.
POA(Point of Attack) 디펜더였다. DB는 에이스 이선 알바노의 의존도가 심한 팀이다. 올해 SK에 입단한 다니엘의 수비력은 리그 최상급이다. 빠른 발과 반응속도, 그리고 파워를 활용해 에이스 공격수를 '지워 버리는' 역할을 한다. 이미 다니엘은 DB전에서 알바노 수비를 전담했고, 효과를 톡톡히 본 적이 있다.
POA 디펜더는 락다운 디펜더와는 약간 다른 개념이다. POA 디펜더가 상대 공격의 시발점을 지워버리는 수비수라면, 락다운 디펜더는 상대 에이스의 득점을 꽁꽁 묶는 전담 수비수라는 의미다.
즉, 메인 볼 핸들러가 공격의 시발점, 그리고 에이스 그래비티까지 유발하는 현대농구에서 POA 디펜더는 좀 더 현대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니엘은 그런 점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알바노와 다니엘의 '창과 방패'의 대결은 이날 승패의 핵심 요소였다.
SK가 초반 강력한 트랜지션으로 앞서는 듯 했다. 단, DB는 알바노가 수비수를 끌어들이고, 엘런슨이 내외곽에서 공격의 마무리를 하는 장면을 잇따라 연출했다. 알바노는 잇따라 킬 패스를 건네면서, 엘런슨에게 좋은 슈팅 찬스를 내줬다. 0-6으로 뒤지던 DB는 엘런슨의 얼리 3점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SK는 공격에서 워니가 적중률이 떨어지는 외곽슛 일변도로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수비에서도 한계점을 노출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외곽슛을 쏠 수 있는 엘런슨을 워니가 외곽에서 막기는 힘들다. 스위치 디펜스를 통해서 알바노와 엘런슨의 2대2 공격을 제어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워니의 수비 약점으로 이마저 쉽지 않았다. 단, SK는 안영준의 골밑 돌파와 스틸에 의한 레이업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22-22 동점.
이때, 1쿼터 버저비터 하프라인 장거리 3점포가 터졌다. 워니는 알바노의 견제를 따돌린 뒤 더블 클러치로 하프 라인 로고에서 장거리슛을 던졌고,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30-26, 1쿼터 SK의 리드로 종료.
2쿼터 SK의 속공이 빛을 발했다. DB의 약점 중 하나는 트랜지션 디펜스가 약하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정돈되지 않은 부분이다. SK는 안영준, 워니를 중심으로 계속 공격을 '밀었고', 쉬운 득점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36-28, 8점 차 SK의 리드.
DB는 알바노가 스태거 스크린을 받은 뒤 다니엘의 집중 마크를 피해 3점포를 성공하면서 SK 상승세를 차단했다.
단, SK는 톨렌티노가 공격을 부드럽게 풀었다. 알바노는 또 다시 3점포를 시도했지만, 림을 빗나갔고, 다니엘의 손질에 패스 미스를 범하기도 했다. 톨렌티노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45-31, 14점 차 SK의 완벽한 우위. DB의 작전타임. 또 다시 알바노가 3점포로 흐름을 끊었다.
DB는 무스타파의 골밑 공략을 1옵션으로 정하고 공격을 집중했다. 문제는 파울로 얻은 자유투 4개를 연속으로 놓쳤다는 점. 반면 SK는 워니가 유려한 스텝으로 골밑 돌파 성공.
단, SK는 다니엘이 파울을 범하면서 벤치로 물러난 상황. 알바노는 오재현의 수비를 제치고 3점포, 그리고 파울 자유투 1득점을 적립했다. 무스타파의 스크린을 받은 뒤 또 다시 3점포를 작렬. 단, 워니는 이번에도 2쿼터 마지막 공격에서 3점포를 터뜨렸다. 50-40, 10점 차 SK의 리드로 전반 종료.
후반전
알바노의 플로터 득점으로 출발. 다니엘이 없는 알바노는 확실히 코트에서 좀 더 위력적이었다.
DB는 최성원과 엘런슨의 연속 3점포로 맹추격. SK는 워니가 엘런슨의 골밑 수비 약점을 활용한 포스트 업에 집중했지만, 효율은 제로였다.
55-51, 4점 차 추격.
SK는 다니엘이 코트에 나섰다. 그런데, 알바노는 노련했다. 3점슛을 쐈고, 다니엘은 슛 동작에서 파울을 범했다. 파울 트러블에 걸렸고, 자유투 3개를 헌납했다. SK 전희철 감독은 곧바로 톨렌티노로 다니엘을 교체. DB는 확실히 흐름이 좋았다. 그런데 귀중한 자유투 적중률이 계속 떨어졌다. 엘런슨이 확실한 속공 찬스에서 공격자 파울. DB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엘런슨이 볼을 몰고 가는 상황에서 오재현이 골밑에 버티고 있었다. 엘런슨은 유로스텝을 밟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엘런슨은 수비자 파울을 확신했다. 자유투 라인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심판진은 판독 결과 '오재현이 먼저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격자 파울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후 알바노와 엘런슨은 '오재현이 충돌 과정에서 몸을 움직였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이후 톨렌티노 돌파에서 알바노의 파울. 4반칙,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강력한 변수들이 등장한 시점이었다.
SK는 톨렌티노에게 공격을 집중했다. 유려한 스텝으로 골밑을 헤집으면서 연속 득점. 반면, DB는 알바노가 빠지자 공격 구심점을 잃었다. 공격은 정돈되지 않았다. 실책 연발. 워니의 3점포가 터졌다.
4점 차까지 따라갔던 DB는 추격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모습. 68-57, 11점 차로 벌어졌다. 1분38초를 남기고 알바노가 다시 코트에 투입됐다.
거짓말처럼 DB는 엘런슨의 골밑슛, 이유진의 3점포로 다시 추격. 결국 68-62, 6점 차 SK의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초반, SK는 오재현의 포스트 업에 집중했다. 알바노의 파울 트러블에 대한 위협이었다. 소득은 없었지만, 심리적 우위는 가져갔다.
워니가 플로터, 속공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DB는 알바노의 3점포가 잇따라 빗나갔다. SK는 강한 트랜지션으로 연속 속공 득점.
이 시점에서 DB는 알바노, 최성원 박인웅 서민수 엘런슨 등 윙 자원을 배제한 선수 기용을 했다. SK는 노련하게 톨렌티나, 워니의 포스트 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DB의 높이 약점을 공략했다.
결국 77-62, 15점 차 SK의 리드. 남은 시간은 5분29초. 사실상 승패가 일찌감치 결정되는 듯 했다. 그런데, DB는 박인웅의 코너 3점, 엘런슨의 윙 3점으로 8점 차로 추격.
SK 전희철 감독은 작전타임에서 "또 느슨하게 한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작전타임 이후 워니의 3점포가 터졌다. 반면 DB는 3점포가 또 다시 잇따라 빗나갔다. 안영준의 미드 점퍼가 터졌다.
2분21초가 남았다. 82-68, 14점 차 SK의 리드. 사실상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SK는 이날 큰 틀에서 강력한 트랜지션을 가동했다. 세트 오펜스에서 매치업 상성이 유리하지 않았던 상황. DB의 트랜지션 수비 약점 공략이 핵심이었다.
과정과 결과에서 좋은 선택이었고 성공했다. 세트 오펜스에서 공격 효율이 좋지 않았지만, 워니와 안영준, 그리고 톨렌티노가 좋은 역할을 했다. 확실히 SK는 조직적 힘에서 리그 최고 수준. 개개인의 공격 강점은 부족하지만, 전체적으로 강했다.
DB는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이날 이유진과 김보배의 빅 라인업으로 시작했지만, 3쿼터에는 윙 자원을 제외하는 변형을 가하기도 했다. 단, 알바노의 의존도를 덜어내지 못했다. 알바노가 없을 때 공격 코어는 급격히 무너졌다. 게다가 승부처에서 조직적 힘은 많이 부족했다. 아직까지도 코어의 그래비티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승부처에서 많지 않은 모습이다. 매 경기, 매 순간 라인업이 바뀌고, 불안정하다. 아직도 베스트5의 실체가 없는 DB다. 이 부분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여전히 알바노와 엘런슨의 개인 능력으로 승부처를 돌파하는 모습이다. 약팀들을 상대로는 통하지만, 강팀들을 상대로는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인다. 잠실학생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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