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투수 1명이 정말 아쉬운 상황이었는데, 끝내 이뤄지지 못한 라일리 오브라이언의 합류. 한국이 탈락을 확정지은 날, 157km 강속구를 뿌려 더욱 아쉽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 0대10으로 7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조별예선 마지막 호주전에서 극적인 스코어로 승리하면서 8강전에 진출했지만, 주어진 시간은 7이닝 뿐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S급 타자들로 꾸려진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이 예상대로 화려했지만, 그보다 더 큰 격차를 느낀 대목은 단연 마운드였다. 좋은 타선만큼이나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도미니카공화국과 달리, 한국은 조별예선 기준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마일(약 144.8km)로 20개팀 중 18위다.
1위 도미니카공화국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95.3마일(약 153.4km)이고, 2위 미국이 94.4마일(약 151.9km), 3위 베네수엘라가 94.2마일(약 151.6km)을 기록했다. 일본이 93.9마일(약 151.1km)로 4위다. 대만도 8위(92.9마일)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더 느린 팀은 호주(19위, 89.7마일)와 체코(20위, 86.4마일) 2개팀 뿐이다.
도쿄 라운드를 끝낸 후 마이애미로 이동하면서, 팔꿈치 부위에 불편함을 느꼈던 손주영을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그때 대표팀이 다시 오브라이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한국계 메이저리그 투수인 오브라이언은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 장소인 플로리다 주피터에서 마이애미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남짓 소요될만큼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시차나 환경 적응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적합했다. 최고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뿌리는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 후보라 실력도 갖추고 있고, 본인도 한국 대표팀에 참가 의지를 보여 30인 최종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로스터 제외 결정적 사유였던 종아리 부상 이후 스스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KBO는 오브라이언을 1순위에 두고 참가를 협상했지만, 최종적으로 '오지 못할 것 같다. 100% 상태가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표팀은 한국에서 또다른 투수를 부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투수 1명이 없는 채로 8강전을 치렀었다.
대표팀이 다시 제안을 했던 즈음인 지난 11일 오브라이언이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에서 ⅔이닝 동안 제구가 크게 흔들리며 4볼넷 1실점을 기록했기에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이 탈락을 확정지은 날인 14일. 오브라이언은 다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8회초 등판했고, 상대 타자 3명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싱커 최고 구속이 97.7마일(약 157km)까지 찍혔다. 싱커, 스위퍼, 슬라이더로 컨디션 점검을 깔끔하게 마쳤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지만, 투수 1명이 아쉬웠던만큼 오브라이언의 합류 불발이 두고두고 못내 아쉬움을 남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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