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을 이긴 도미니카공화국이 "김치를 먹었다"고 외쳤으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일단 일본 언론에서는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 야구 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탈락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듯 하다.
일본은 15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에서 베네수엘라에 5대8로 패하면서 탈락을 확정지었다.
2023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일본이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타선 구성과 불펜 운영에 있어 3년전 대회때보다 약점이 존재한다고 평가받았던 일본은, 베네수엘라전에서 이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무너졌다. 고개를 숙인 일본 선수단은 전세기를 타고 16일 나리타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 예상치 못한 장외 설전이 벌어졌다. 바로 베네수엘라의 '스타 플레이어'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의 발언 때문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의 주전 외야수이자 2018년 내셔널리그 신인상, 2023년 내셔널리그 만장일치 MVP, 실버슬러거 3회, 올스타 5회 선정에 빛나는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 중 한명인 아쿠나 주니어는 이번 WBC에 베네수엘라 주전으로 뛰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가대표팀이 공개한 짧은 동영상 속에서, 일본전이 끝난 직후 열기가 식지 않은듯 흥분한 아쿠나 주니어가 라커로 들어오면서 스페인어로 "우리가 스시(초밥)를 먹었다!"고 수차례 외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늬앙스로 보아 일본 대표팀을 대표 음식인 초밥으로 비유한 표현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에서는 불쾌감을 표출했다. '도쿄스포츠'는 "아쿠나 주니어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초밥을 먹었다! 초밥을 먹었다!'라고 몇번이나 외쳤다"면서 "SNS에서는 '부끄럽고 유해한 행동', '상식이 있는 선수가 이런 행동을 할까',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오타니 쇼헤이가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이다', '품위 없는 쓰레기 같은 선수'라는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대로 "승리 직후 흥분감을 감추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트래쉬 토크'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큰 문제는 아니고, 문화의 차이"라고 이해하는 듯한 반응도 있다. 대단한 모욕까지는 아니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 한 매체는 "베네수엘라가 이탈리아를 이기고 난 후에 '우리가 에스프레소를 먹었어!'라고 과연 외칠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충분히 인종차별성 발언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견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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