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남자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이 연승 시동을 걸며 선두 추격에 가속도를 높였다.
정관장은 24일 원주 DB프로미아레나에서 벌어진 '2025~2016 LG전자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원정경기서 87대84로 진땀승을 거뒀다.
2연승을 한 정관장은 32승17패로, 선두 창원 LG에 1.5게임 차로 다가섰고, 4위 DB는 3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꼭 따야 합니다." 경기 시작 전 라커룸 미팅에서 김주성 DB 감독은 다소 이례적인 고민을 얘기했다. 외국인 선수 헨리 엘런슨의 '점프볼 트라우마'다.
축구 '킥오프'처럼 경기 개시를 알리는 점프볼에서 엘런슨의 실적이 너무 저조하다는 것. 키 2m7의 엘런슨이 웬만해서 높이에 밀리지 않을 터인데, 이상하리만치 점프볼을 따내는 경우가 적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었다. "엘런슨이 점프볼로 공격권을 먼저 따냈을 때, 대부분 승리했다. 근데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김보배도 시켜봤지만 역시 빼앗기더라."
점프볼을 빼앗기면서 준비했던 경기 초반 패턴을 써보지도 못해 시작이 꼬이고, 반대로 공격권을 먼저 내주면서 초반 실점한 뒤 계속 밀리는 상황을 자주 겪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답답한 나머지 이날 오전 엘런슨의 점프볼 성공을 위해 별도 훈련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이 얘기를 전해들은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점프볼에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아닌 다른 선수를 내거나, 백코트에 우리 선수 4명을 배치해볼까?"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어쩌다 보니 '점프볼'이 관전 포인트로 등장한 이날 경기, 김 감독이 가슴 졸이며 지켜봤던 엘런슨의 점프볼은 일단 성공이었다. 점프볼에서 엘런슨과 오브라이언트가 공을 동시에 터치했지만 엘런슨의 손 끝에 맞고 옆으로 굴절된 것이 이선 알바노에게 연결되면서 속공으로 이어졌고, 정효근이 8초 만에 골밑슛을 성공했다.
이어 DB는 변준형에게 3점슛을 맞았지만 박인웅의 3연속 골을 앞세워 다시 기선을 잡은 뒤 1쿼터를 28-21로 마칠 수 있었다. 5라운드 정관장과의 맞대결에서 대패(59대89)할 때 초반부터 몰렸던 것에 비하면 기분좋은 출발이었다.
'(점프볼을)따낸 효과'를 볼 것 같았지만, DB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1쿼터에 DB의 외곽슛에 당했던 정관장이 2쿼터 밀집수비로 맞불을 놓는 데 성공했다. 쿼터 초반 정효근과 최성원의 3점슛을 허용하며 한때 11점 차(23-34)로 뒤졌던 정관장은 3분여 동안 상대를 무득점으로 묶는 대신 13점을 쓸어담으며 대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2옵션' 경쟁에서 정관장 브라이스 워싱턴이 어시스트-외곽포에서 제 역할을 한 반면, DB 에삼 무스타파는 리바운드 1개 외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정관장은 변준형과 워싱턴의 외곽포까지 터져주니 아쉬울 게 없었다.
뒤늦은 추격 끝에 전반을 42-41로 마친 DB는 3쿼터에도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2쿼터 역전을 허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실책성 플레이에 스스로 발목을 잡았고, 쿼터 막판 오브라이언트의 폭주를 막지 못하며 57-63으로 더 벌어진 채 4쿼터를 맞았다.
기세가 오른 정관장은 4쿼터 초반 먼저 맹폭을 가동했다. 오브라이언트, 박지훈, 한승희, 변준형이 번갈아 가며 무려 12점을 합작했다. 이에 질세라 DB도 박인웅, 알바노의 외곽포 등을 앞세워 맹렬하게 반격, 종료 직전까지 접전으로 몰고 갔다.
결국 경기 종료 11초 전, 워싱턴의 결정적인 수비 리바운드가 변준형의 3점슛 동작 파울 유도로 이어진 데서 승부가 갈렸다.
원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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