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100세 시대, 건강검진은 건강수명을 늘리는 핵심 예방의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개인의 위험요인을 반영해 검진을 설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검진을 앞두고 '국가검진으로 충분한지',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고민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연령, 가족력, 기저질환, 생활습관을 반영한 맞춤형 검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박선미 전문의는 "질환별로 위험 연령과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건강검진은 개인별 위험도를 반영해야 한다"며 "검진 항목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과잉 검사는 줄이고, 중요한 질환은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30 '대사질환', 40대 '암', 60대 '기능관리' 체크
과거에는 젊은 층에게 건강검진이 형식적인 절차로 여겨졌지만, 최근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대한비만학회·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30대 비만율과 당뇨병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가 주 원인으로 대사질환 위험이 커진 것이다. 특히 젊은 당뇨는 유병 기간이 길어 심혈관·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고도비만 청년층은 40대 이전 심혈관질환 위험이 3배 이상 높다는 보고도 있다.
이 시기에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간기능 검사로 대사질환 위험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가족력이 있으면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추가해 최근 3개월 평균 혈당을 체크하고, 비만이나 음주가 잦다면 복부 초음파로 지방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40대부터는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암 발생률은 40대부터 급격히 상승한다. 이 시기 중요한 검진 항목은 대장내시경이다. 대장 용종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발견되지만 검사로 용종을 조기에 제거해 암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5년 주기 검진이 권고되지만 용종이 발견되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1~2년 간격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경동맥 초음파, 심장 CT 등을 통해 동맥경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흡연 고위험군은 저선량 흉부 CT도 고려된다.
60대 이후 검진의 핵심은 '기능 유지'와 '퇴행성 질환 관리'다.
골밀도 검사와 근육량 측정으로 골다공증과 근감소증을 확인하고, 인지기능 검사를 통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시력과 청력, 구강검진, 우울 선별검사를 포함하면 노년기 삶의 질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인지기능을 포함한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를 조기에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시력·청력·치과·구강검진과 우울 선별검사를 함께 시행하면 사회적 고립, 우울, 영양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가족력·만성질환 있다면 검진 시기 앞당겨야
가족력이나 기저질환은 검진 전략을 바꾸는 핵심 요소다. 조기 암이나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권고 시기보다 5~10년 앞서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심전도 검사 외에도 심장 초음파나 운동부하 검사를 통해 심장 기능을 평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성질환 환자는 합병증 검사가 중요하다. 당뇨 환자는 안저 검사와 미세알부민뇨 검사,고혈압 환자는 심장·경동맥 초음파를 통해 합병증을 확인해야 하며 고혈압 환자는 심장 비대증, 동맥경화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심장 및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검진센터 선택, '항목 수'보다 '의료 연계' 중요
건강검진은 어디서 받느냐도 중요하다. 검사 항목이나 비용보다 의료진 전문성, 장비 수준, 사후관리 시스템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상 소견 발견 시 즉시 전문 진료과로 연계되는지, MRI와 CT 등 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는지, 검사 후 상담과 사후 관리가 체계적으로 운영되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박선미 전문의는 "건강검진은 질환 발견에 그치지 않고 미래 위험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과정"이라며 "결과 상담과 생활습관 개선까지 이어져야 예방 효과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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