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배후단지의 '불법 전대'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된 가운데 후속 행정 절차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입주를 준비하던 업체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IPA는 지난해 7월 인천 신항 1-3단계 컨테이너 부두 임시 활용 부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업체 3곳을 선정했다.
이 중 한 업체는 야적장 조성을 위해 자본금 30억원 규모의 법인을 설립하고 5억원 이상의 자금을 미리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부지와 관련한 불법 전대 의혹이 제기되자 후속 행정 절차가 전면 중단됐다.
IPA는 당시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입주도 이뤄지지 않은 부지 일부의 재임대 광고를 올리자 불법 전대 가능성을 의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최근 경찰은 해당 공인중개사에게 고의성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혐의없음(불송치) 처분을 내렸고, 검찰의 기록 검토를 거쳐 사건이 종결됐다.
다만 수사가 무혐의로 마무리된 후에도 IPA가 뚜렷한 사유 없이 협상을 재개하지 않으면서 명분 없는 행정 지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IPA는 앞서 입주 기업 선정 공고문을 내면서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다'고 명시했다.
공사가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자체 공모 지침을 어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 업체는 빠른 후속 절차 진행을 요구하며 4차례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으나 IPA는 확답을 미루고 있다.
IPA는 지난달 20일 업체에 보낸 공문에서 "미국-이란 전쟁 등 대내외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추후 우선협상 재개 여부를 별도로 안내하겠다"고 통보했다.
무혐의 결론에도 불구하고 IPA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배경에는 그동안 인천항에서 암암리에 벌어진 불법 전대 관행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2∼2025년 불법 전대 3건이 적발되고 최근 감사원 특정감사까지 이뤄지자 IPA가 불가피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보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한 업체 관계자는 "중동 사태로 인한 사업 리스크는 기업이 감당할 몫인데 공사에서 어떤 점을 검토한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견이 있다면 만나서 좁히는 과정이 필요한데 일방적으로 절차를 미루고만 있다"고 반발했다.
IPA 측은 불법 전대 관리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 뒤에야 행정 절차 재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IPA 관계자는 "당시 공인중개사 외에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에 대한 직접적 조사는 이뤄지지 않아 의혹 규명에 다소 아쉬움이 있다"며 "내부적으로 계속 우선협상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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