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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면세유 오르고 소비는 뚝…고양 화훼농가의 한숨

[촬영 임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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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임병식]
[촬영 임병식]

"저희 같은 농가들은 전쟁이 멀리서 나는 일 같아도 결국 기름값, 소비 위축, 자잿값으로 바로 타격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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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찾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화훼농장 '화수농원'을 운영하는 김진호(51) 고양로컬플라워출하회 회장은 비닐하우스 안을 둘러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농자재 가격 불안까지 이어지면서 봄철 성수기를 맞은 화훼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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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훼농가는 난방용 면세유 가격 상승과 소비 위축이 겹치면서 "버티기조차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김 회장은 "꽃은 쌀이나 채소처럼 꼭 사야 하는 생필품이 아니라 경기나 사회 분위기에 바로 영향을 받는다"며 "전쟁이 나고 경기가 안 좋아지면 제일 먼저 소비가 줄어드는 품목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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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키우는 작물은 카네이션, 다알리아, 글록시니아, 베고니아, 메리골드 등이다.

이들 꽃은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되지만,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식재용 수요 비중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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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천200평 규모의 이 농가는 비닐하우스 난방을 위해 면세유 등유를 사용한다.

기름 온풍기로 내부 온도를 끌어올린 뒤 따뜻한 바람을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꽃을 안정적으로 키우려면 온풍기를 틀어 밤 최저온도가 8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관리해야 하고 생육을 위해서는 13도 안팎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한다.

김 회장은 "리터당 1천100원꼴 하던 면세유 등유가 중동 전쟁 이후 1천600원까지 올랐다"며 "분기마다 농협에서 4만 리터 정도 받는데 예전엔 4천400만원 수준이던 게 지금은 6천400만원 가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전기히터를 사용해 비용 부담이 덜한 편이지만 기름 온풍기만 쓰는 비닐하우스는 부담이 훨씬 크다"며 "관리비는 계속 오르는데 꽃값은 30년 전과 큰 차이가 없고 소비까지 부진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화훼농가는 봄철 출하를 위해 겨울부터 난방비를 감당해야 하는 구조여서 유가 상승의 충격을 더 크게 받는다.

성수기인 3∼4월과 5월 초·중순까지 대목을 노려야 하지만, 소비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으면 비용 부담을 만회하기도 어렵다.

김 회장은 "경기가 안 좋아지면 관공서에서도 예산이 부족해 꽃 식재 같은 항목부터 줄이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공공 수요 감소와 소비 심리는 농가에는 직격탄"이라고 말했다.

이 농장은 김 회장 아버지 대부터 6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김 회장 자신도 25년째 농장을 지키고 있지만, 올해처럼 대외 변수와 비용 부담이 한꺼번에 몰려온 적은 드물다고 했다.

김 회장은 "어버이날 전까지가 제일 중요한 시기인데 지금 시기를 놓치면 1년 농사를 그르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wildbo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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