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저번에도 이번에도 구위는 좋아 보이는데, 자꾸 맞아 나가는 것은 아무래도 예측 타격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5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흔들리는 좌완 에이스 이의리의 부진을 분석했다.
이의리는 4일 광주 NC전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4안타(2홈런) 6볼넷 5삼진 3실점에 그쳤다. 직구(44개) 슬라이더(16개) 체인지업(11개) 커브(5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 평균 구속은 147㎞로 형성됐다. 구위로 충분히 누를 수 있는데, 영점이 잡히지 않으니 무용지물이었다.
이의리는 지난달 2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2이닝 4안타 3볼넷 1삼진 4실점에 그쳤다. 2경기 통틀어 4⅔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선발투수가 자꾸 조기 강판되면 장기적으로 팀 마운드 운용에 분명 악영향을 준다.
고질병인 제구 난조를 해결하는 게 숙제다. 이의리는 9이닝당 볼넷 17.36개를 기록, 올 시즌 4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 가운데 불명예 1위에 올랐다. 리그 평균이 4.34개인 것을 고려하면 이의리가 현재 얼마나 안 좋은 상태인지 알 수 있다. 2위 크리스 플렉센(두산 베어스)의 10.80개와도 차이가 크다.
이 감독은 "저번에도 이번에도 구위는 좋아 보이는데, 자꾸 맞아 나가는 것은 아무래도 예측 타격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2스트라이크, 2볼 이런 경우에 빠른 공이 날아올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대응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의리에게 전날 홈런을 뺏은 NC 신인 신재인은 "형들이나 코치님들한테 물어봐도 이의리 선수가 정말 구위가 좋고, 좋은 공을 던지기 때문에 카운트가 불리하면 힘들 것 같다고 얘기해 주셨다. 타격코치님께서 그냥 하얀 거(공) 보이면 초구부터 때리라고 하셨는데, 초구에 마침 비슷하게 날아와 스윙했는데 운 좋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 몸쪽(우타자 기준) 슬라이더를 때리려면 당연히 당겨칠 수밖에 없었고, 또 직구 타이밍에 나가다 걸려서 조금 앞에서 포인트가 맞았는데 그게 오히려 장타로 연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어제(4일) 홈런 맞은 공들을 보면 정말 보더라인에 잘 들어온 공들이다. 그런 것을 봤을 때 상대 타자들이 아무래도 (이의리가) 구위나 스피드가 있다 보니까 빠른 공에 조금 더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자꾸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의리가 조기 강판할 때마다 KIA는 롱릴리프 황동하를 붙여 막아보려 하고 있다. 황동하는 선발이 일찍 무너질 때 마운드에 나서는데, 벌써 4경기에서 6이닝을 던졌다. 이의리보다 황동하가 먼저 지칠 우려가 크다.
아직은 이의리에게 더 기회를 주려고 한다. 어쨌든 KIA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이의리의 구위가 가장 좋다. 이의리가 버티고 일어서야 KIA의 올 시즌 계산도 선다.
이 감독은 "차츰 보완하면 된다. 다음 등판 때 한번 기대해 보도록 하겠다"고 믿음을 보였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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