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만 즐거워 하겠다", 라이벌에 1차전부터 완승 거둔 KB, 별로 기뻐하지 않은 이유는?

◇8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승을 거둔 KB 선수들이 한데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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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루만 즐거워하겠다." KB스타즈가 정규리그 1위다운 위용을 뽐냈다. 49득점을 합작한 허예은 강이슬 박지수로 구성된 현존 여자농구 최강의 '허강박 트리오'의 기세도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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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는 8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우리은행을 73대46으로 대파했다. 아무리 우리은행이 부상 선수 속출로 가용 자원이 8명에 그치는 어려운 상황인 것을 감안해도 두 팀의 치열한 관계를 고려하면 분명 '낯선' 스코어라 할 수 있다.

KB와 우리은행은 2년 전까지 6년간 정규리그 1위와 2위를 번갈아 차지한 양강 구도로 엄청난 라이벌 의식이 형성됐다. 게다가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연달아 맞붙고 있다. 2023~2024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는데, 정규리그 2위였던 우리은행이 1위 KB를 3승1패로 꺾는 '업셋'을 완성시키며 챔프에 올랐다. 4경기에서 최대 점수 차는 6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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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에는 박지수의 부재로 KB가 4위에 그치며 4강전부터 만났는데, 플레이오프 사상 처음으로 5차전까지 가는 대혈전 끝에 우리은행이 3승2패로 챔프전으로 향했다. KB 아시아쿼터 선수였던 나가타 모에의 극적인 위닝샷 두 방으로 1점 차의 역전극이 2번 있었고, 결국 우리은행은 이 여파로 챔프전에서 BNK에 완패를 당한 바 있다. KB로선 비록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분루를 삼켰지만, 우리은행에 제대로 복수를 한 것이니 '장군멍군'이라 할 수 있다.

운명처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만나 첫 경기부터 완승했기에 분명 신이 날만 했지만, KB 김완수 감독이나 '허강박 트리오' 모두 별로 좋아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자칫 해이해질 수 있는 자만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자책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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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공격이 초반부터 잘 풀렸고 수비 집중력이 좋아서 완승을 거뒀지만, 이대로 물러날 우리은행은 절대 아니다"라며 "상대에게 무려 33개의 3점슛 시도를 허용했다. 4개밖에 성공되지 않아 다행이었던 것이지, 외곽 수비에선 허점이 컸다. 다시 재정비를 해서 2차전에 이를 줄여보도록 하겠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21분여밖에 뛰지 않았지만 20득점-12리바운드를 기록한 박지수는 인터뷰실에 들어오자마자 "반성할 경기다. 특히 (허)예은이에게 미안하다. 2차전에선 한번에 슛을 꼭 성공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9개의 2점슛 시도에 8개 성공에 그칠 정도로, 허예은을 비롯한 가드진의 패스를 단번에 골로 성공시키지 못한 실수가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허예은 역시 "언제 우리은행에 이런 완승을 거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다. 딱 오늘만 기뻐하겠다. 우리은행은 늘 두려운 존재이기에 2차전은 다르게 나올 것이다.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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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KB가 '언더독의 반란' 직전까지 다다를 정도로, 우리은행 역시 반전의 여지는 남아 있다. 향후 KB와의 팽팽한 '라이벌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순 없다. 두 팀의 2차전은 10일 청주, 3차전은 12일 아산에서 계속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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