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초래한 SK의 극적인 패배에 쏟아진 농구계 반응은?…'PO대진 추첨제로 바꾸자' 대안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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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5경기가 일제히 열린 8일은 2025~2026시즌 정규리그 유종의 미를 거두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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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긴 여정을 결산하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든 실패했든 한 시즌간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 앞에서 감사인사를 전하는 날이기도 하다.

한데, 안양 정관장-서울 SK전을 두고 이른바 난리가 났다. 한 인터넷포털의 '응원 오픈톡'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비판적인 관전 후기 댓글이 쇄도했다. "고의패배 아닌가", "대국민 사기극", "환불받고 싶다" 등 자극적인 표현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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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분노는 경기 막판 SK의 플레이가 의구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날 정관장과 SK는 모두 베스트 전력을 제외한 채 엔트리를 짰다. 정관장은 4강 직행, SK는 6강 PO를 확정한 데다, 정규시즌 중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 상존했기에 PO 대비를 위해 무리하게 가동할 수 없었다. 흔히 PO를 앞두고 출전이 적었던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관례였기에 이해할 만했다.

한데 경기 종료 직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장면이 속출했다. 65-65이던 경기 종료 22초전, 정관장 김세창이 가로채기를 당한 데 이어 역습을 허용하자 SK 김명진에게 고의로 파울을 했다. 이 때 남은 시간은 13.5초, 팀파울 상황이라 자유투로 패배를 헌납할 수 있었다. 반대로 SK는 승리를 목전에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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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유투에 나선 김명진이 자유투를 연달아 실패했다. 1구는 림 왼쪽을 맞고 튕겨나왔고, 2구는 림 왼쪽 백보드만 맞히는 '에어볼'이었다. 결국 공격권을 넘겨 받은 정관장이 마지막 공격에서 결승 레이업을 성공하면서 65대67, SK의 패배로 경기가 끝났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오후 7시) 시작했던 부산 KCC-원주 DB전이 10분 가량 먼저 끝난 뒤에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 경기서는 DB가 승리하면서 KCC의 정규 6위가 최종 확정됐다. SK가 패하면서 정규 4위가 됐고, DB는 3위로 마감했다. PO 대진 규정 상 1-4-5위, 2-3-6위가 6강, 4강전을 치르기 때문에 SK는 6강에서 5위 고양 소노와 맞붙게 됐다. SK는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KCC와 상대 전적 2승4패로 열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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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만 발끈한 게 아니었다. 주변 농구인들도 이구동성 성토 분위기다. 선수 출신의 농구인 A씨는 "사실 선수를 해 본 사람이면 다 알 수 있는 플레이다. 매치업 라인을 조정하기 위해 최상 전력을 투입하지 않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선수 출신 관계자 B씨는 "팬들의 관심을 더 끌어모아야 할 PO를 앞두고 이게 무슨 망신인가. 물론 해당 팀과 선수는 고의가 절대 아니라는 입장이겠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너무 큰 오해를 초래한 건 사실이다"라고 꼬집었다.

30년간 리그에서 몸담은 C씨도 "토너먼트에서 이왕이면 승률이 높은 쪽을 선택하고 싶은 승부의 세계 생리를 이해한다"면서도 "해보다가 안 되면 순리에 따라야지 '과유불급'이란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 보는 눈이 많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대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눈길을 끈다. 현행 순위별로 대진을 짜는 게 아니라, 4강 직행팀(1, 2위)을 제외한 3~6위 4개팀의 6강 대진을 추첨으로 정하자는 것이다. 이같은 대안은 정규리그 막판에 순위를 조정하고 싶은 유혹을 피하는 대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프로정신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구연맹(KBL) 규약 '제70조 (성실 의무)'는 '선수(감독, 코치)는 KBL 및 구단의 명예를 선양하고 모든 경기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여야 하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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