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뇌출혈을 유발하는 뇌동정맥 기형은 뇌혈관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동맥과 정맥이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연결되는 혈관 기형이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동맥에서 모세혈관을 통해 정맥으로 혈액이 흐르며 산소와 영양분이 전달되지만, 뇌동정맥 기형은 고압의 동맥혈이 정맥으로 직접 유입된다. 이로 인해 혈관 벽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지고, 결국 혈관이 약해져 파열 및 출혈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뇌동정맥 기형은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발견되며,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뇌동정맥 기형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 태아 시기에 뇌혈관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천적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출생 당시 이미 존재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오랜 기간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가족력과의 연관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위치 다양…한 번 출혈 발생하면 재발 위험 증가
뇌동정맥 기형은 크기가 작은 것부터 지름이 6㎝ 이상으로 큰 것까지 다양하며 뇌의 표면부터 깊은 곳까지 어느 곳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혈류역학에 따라 조금씩 모양이 변하며 크기가 커지기도 한다.
뇌동정맥 기형의 예후는 출혈 여부에 크게 좌우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뇌혈관센터 윤원기 센터장은 "출혈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 뇌동정맥 기형은 비교적 안정적인 경과를 보일 수 있지만, 한 번이라도 출혈이 발생하면 재출혈 위험이 증가하고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요 합병증으로는 뇌출혈, 만성적인 신경 손상, 간질 발작 등이 있으며, 출혈의 정도와 위치에 따라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뇌출혈 시 극심한 두통, 구토, 의식저하 등 나타나
본인이 뇌동정맥 기형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무증상 상태로 지내는 경우도 많지만,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이고 위험한 증상은 뇌출혈로 약 50%의 환자는 뇌출혈로 처음 뇌동정맥 기형을 발견하게 된다. 이 경우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 의식 저하, 신경마비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언어장애, 반신마비, 의식저하 등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두 번째로 흔한 증상은 발작으로, 약 30% 환자에서 나타난다. 갑작스러운 의식 소실이나 전신 경련, 일시적인 마비 증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반복적인 두통 역시 흔한 증상 중 하나로,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처럼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 두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이나 원인 불명의 반복적인 두통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크기와 위치 등에 따른 맞춤 치료로 완치 가능
뇌동정맥 기형은 뇌혈관 질환 중 치료가 가장 까다로운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두술, 혈관내 색전술, 감마나이프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의 발전으로 완치에 가까운 치료가 가능해졌다. 환자의 연령, 증상, 병변의 크기와 위치, 출혈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개두술을 통한 미세현미경 수술이 있으며, 이는 비정상적인 혈관 덩어리를 직접 제거하여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한다. 혈관내 색전술은 카테터를 이용해 뇌혈관 안에 작은 관을 삽입해 금속 또는 약품을 주입함으로써 비정상 혈관을 막는 방법으로, 단독 치료 또는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시행된다. 또한 감마나이프 수술과 같은 방사선 수술은 고정밀 방사선을 이용해 병변을 서서히 폐쇄시키는 방법으로, 수술이 어려운 위치의 병변에 효과적이다.
◇고난도 색전술·정밀 방사선치료, 치료 안전성 높여
특히 최근에는 병변의 특성에 따라 여러 치료법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맞춤형 치료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고난도 혈관내 치료 기법의 발전이 치료 성적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윤원기 센터장은 "혈관 내에서 색전 물질의 역류를 정교하게 제어하는 압력 기반 주입기법과 정맥을 통한 접근법 등 다양한 고난도 색전술을 환자 상태에 맞게 적용해 치료의 안전성과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여기에 최신 감마나이프 장비와 정밀한 뇌혈관 조영술을 결합해 병변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고 치료함으로써 높은 치료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천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완전한 예방은 어렵다.
윤원기 센터장은 "뇌동정맥 기형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한 번 출혈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어느 날 갑자기 그동안 경험한 적 없는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거나 반복적인 두통, 발작 등의 증상이 있다면 단순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뇌혈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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