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들이 글로벌 대학평가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국인 학자를 편법으로 활용·동원한 게 아니냐는 이른바 '학술 용병'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본격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1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최근 QS 세계대학평가 상위권에 드는 국내 10여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겸임·초빙 외국 교원 명단과 교육·공동연구·학술교류 실적 등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조사 대상은 올해 QS 평가 400위 안에 든 대학들로 추정된다. 순위 내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성균관대, 한양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희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세종대 등 11곳이 있다.
최근 주요 대학들은 외국의 논문 '다작' 학자들을 겸임 교원으로 초빙해 실질적인 강의나 심도 있는 연구 교류 없이 이름을 올려두고 대학 순위 지표 개선에만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대학들은 국제 협력 규모를 키우기 위한 취지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학계 안팎에서는 대학들이 평가 순위 상승이라는 목표에 매몰돼 연구윤리 측면의 검토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비판 역시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대학들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외국 우수 연구자들이 실제로 학술 발전에 기여했는지 아니면 단순 '스펙용'으로 동원됐는지 현황을 면밀히 따져볼 계획이다.
조사 결과 실질적인 학술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 엄중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조사가 교육 당국의 현장점검이나 평가 없이 대학 자체 의견 중심으로, '서면'으로만 진행된다는 점에서 벌써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 측 주장을 전적으로 뒷받침하는 형태가 될 증빙 자료를 당국이 객관적·비판적 시각에서 '국제 기준·잣대'에 맞춰 어떻게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결국 의혹 당사자인 대학이 제출하는 '셀프 소명' 자료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구조인 탓에, 일각에서는 자칫 대학들의 해명을 수용해 면죄부를 주는 식의 부실 조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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