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개똥철학에 고집불통"…'누룩' 장동윤, 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감독으로 레벨업(종합)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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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장동윤(34)이 감독으로서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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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영화 '누룩'(1031스튜디오·가나 스튜디오 제작)을 연출한 장동윤 감독. 그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누룩'을 연출하게 된 과정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을 털어놨다.

'누룩'은 동네 사람들만 아는 소문난 양조장 집 딸이자 막걸리를 사랑하는 열여덟 소녀가 어느 날 막걸리의 맛이 변한 걸 느끼고 막걸리의 주재료인 사라진 누룩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6년 데뷔 이후 드라마 '학교 2017' '조선로코 - 녹두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모래에도 꽃이 핀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장동윤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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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장동윤은 지난 2023년 직접 연출한 단편 영화 '내 귀가 되어줘'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고 그해 열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연출자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장동윤 감독은 이번 첫 장편 '누룩'에서 한국적 소재인 누룩을 중심으로 막걸리를 사랑하는 고등학생 소녀, 그리고 사라진 누룩을 찾아 나서는 여정 등 신선하고 흥미로운 소재와 설정으로 자신만의 연출 세계관을 펼쳤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이날 장동윤 감독은 인생 첫 장편 연출작을 관객에게 선보이게 된 소감으로 "확실히 감독이 되니까 배우일 때보다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다. 한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고 '누룩'이 개봉하는 것 자체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 '누룩'은 2년 전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그 사이 후반 작업도 꽤 오래 이어갔고 영화제 출품도 꾸준히 도전했는데,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일서 그런지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이 된 것 같다. 이렇게 세상에 선보일 수 있게 돼 너무 기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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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서 영화 연출을 하게 된 계기로 "'연출을 본격적으로 해야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이 작품을 연출한 것은 아니다. 배우 일을 계속 하다 보니 연출도 친숙해졌고 그동안 창작 욕구도 계속 이어졌다. 단편 '내 귀가 되어줘' 때 일종의 성과가 있었는데, 덕분에 장편 연출도 용기내서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단편은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지 있었다. 규모적인 측면도 쉽게 접근 할 수 있었는데 장편은 이제 비로소 본격적으로 작품을 제대로 선보인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장편을 처음 연출하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현장 편집기사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단편 할 때는 몰랐는데, 장편을 만들면서 처음엔 콘티가 있는데 '왜 현장에 편집기사가 있어야 하지?' 싶더라. 그런데 없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 신과 신을 붙이는데 필요한 장면에 대해서 생각을 못 한 것이다"고 고백했다.

누룩을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해서도 "예전 사스 바이러스가 퍼졌을 때 김치가 사스 바이러스를 예방한다는 이야기가 돌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내가 장편 연출작을 준비할 때 코로나 팬데믹이 창궐했을 때였는데 그때 '막걸리가 특별한 효능으로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을 하게 됐다. 그렇게 시작했다가 많이 변형이 돼 지금의 '누룩'이 됐다. 단편 때도 그렇고 어떤 이야기를 추진할 때는 조심스럽기 보다는 과감하게 선택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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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은 금주한지 오래됐지만 실제로 예전엔 즐겨하는 주종 중 막걸리를 가장 좋아했다. 대학교 때도 선배들과 막걸리를 많이 마시니까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나는 얕은 지식을 탐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술도 그 중 하나였다. 증류해서 위스키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기도 하지만 우리 술에 대한 재미를 크게 느꼈다. 이 작품을 위해 전통주를 공부했는데 굉장히 신기하더라. 누룩을 띄워서 물이랑 섞으면 술이 되는 게 신기하게 돼 소재로 가져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감독으로서 고충도 상당했다는 장동윤 감독은 "이번에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연출에 대해 한 발짝 더 멀어졌다. 굉장히 고통스러웠고 책임감이 커지는 자리더라. 나도 정답이 없는데, 모든 것을 다 나에게 물어본다. 정답이 있는 척을 해야 하고 그런 부분이 부담되더라. 만약 다시 한번 연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데뷔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다. '누룩' 준비할 때 촬영하면서 시나리오도 쓰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감독이 되고서야 감독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는 그는 "앞으로 감독 말을 잘 들어야겠다 생각했다. 물론 전에도 감독의 디렉션을 잘 따르는 배우였지만 앞으로는 더 감독의 마음을 알게 됐다. 감독은 작품의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모니터에 해답지를 펼쳐놓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며 "사실 배우들의 욕심은 작품의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하고 납득해 연기를 하고 싶어한다. 물론 그게 가장 좋긴 하지만 시간과 물리적인 제안이 있지 않나? 한 신을 1년 동안 찍어보자면 너무 좋은데 그럴 수가 없다. 내가 경험했던 상업 현장 경험은 감독이 배우에게 원하는 걸 빨리 표현해주길 바란다. 그게 당연한 것이다. 그걸 나도 뒤늦게 알았고 솔직히 말해 그런 이유로 '누룩' 현장에서 배우들과 많이 부딪쳤다. '개똥철학'이라고 하지 않나? 그걸 부리게 됐다. 신인 때 한 감독이 내게 '너는 너무 고집 부린다. 납득이 되어야 연기를 하는구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 말이 무슨 말이었는지 '누룩' 연출을 하면서 조금 알게 됐다. 확실히 더 성장한 것도 맞다. 개인적으로는 배우가 연기에 대한 매너리즘이 생길 때 한 번씩 연출을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아주 작은 규모라도 전체 과정을 겪으면서 연출해 보면 연기적 스킬이나 태도가 많이 늘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다음 연출작에 대해서는 "아직 기약이 없다. 계속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작가가 쓴 작품도 연출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일부 친한 감독들에겐 농담으로 나를 조감독으로 써달라고 하기도 했다. 인물 조감독으로 섭외를 해주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그런 역할일도 수행하면서 연출을 계속 이억고 싶다"며 "물론 생각해둔 아이템도 있다. 주변 사람들에 상의도 하고 AI 챗봇과 소재 아이템을 논의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도 좋지만 나는 휴먼 드라마가 강점인 감독인 것 같다. 워낙 사람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고 여기에 약간의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싶은 마음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가져와서 잘 할 수 있다. 현실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처럼 실제 있을 법한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해 앞으로도 그런 장르로 연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누룩'은 김승윤, 송지혁, 박명훈 등이 출연했고 장동윤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5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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