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자궁경부암의 거의 대부분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바이러스는 대표적인 성매개감염(STI)으로, 항문암·외음부암의 발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처럼 여러 암과 연관된 HPV로 인해 한 여성이 세 가지 암을 동시에 겪은 사례가 알려져 경각심을 주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아이린 맥길 폭스는 결혼 생활 약 30년 만인 2017년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직후 성병 검사를 받았다. 당시 검사에서는 매독, 임질, HIV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1년 후 정기 자궁경부암 검사에서 HPV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외음부암 진단을 받았고, 이어 자궁경부암까지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HPV 감염 5년 뒤에는 항문암까지 발병했다.
폭스는 지난 7년간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한 자궁적출 수술을 포함해 다양한 치료를 받아왔다. 또한 외음부와 항문 부위의 전암성 병변을 제거하기 위한 레이저 시술과 피부 절제 치료도 반복적으로 받아야 했다.
HPV 감염 시점은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다. 일부 유형은 수년에서 수십 년까지 잠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감염은 약 2년 내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는 자궁경부뿐 아니라 인후, 질, 음경, 두경부 등 다양한 부위의 암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두경부암은 최근 HPV 관련 암 중 빠르게 증가하는 유형으로 꼽힌다. 또한 한 번 HPV 관련 암을 경험한 경우 다른 부위의 암 발생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연구에서 나타났다.
의료진은 폭스의 사례가 HPV 백신으로 예방 가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녀는 "항문암에 걸렸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놀라지만, 숨길 필요는 없다"며 "외음부와 항문, 자궁경부에 대해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0년 결혼 생활을 한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며 "지금의 지식을 그때 알았더라면 백신을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평생 한 번 이상 HPV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바이러스는 성 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되며, 많은 경우 별다른 증상 없이 사라지지만 일부에서는 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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