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100세 이상 장수자들이 어떻게 오랜 수명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혈액 속 단백질에 숨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와 로잔 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100세 이상 장수자, 80대 고령자, 30~60세 성인들의 혈액 샘플을 비교 분석,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에이징 셀(Aging Cell, 노화 세포)'에 최근 게재했다.
연구팀은 혈청 내 724개의 단백질을 측정한 결과, 100세 이상 장수자들은 분자 수준에서 일반적인 노화 과정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장수자들에게서는 총 37개의 단백질이 젊은 사람들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이들 단백질은 염증 반응과 심혈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단백질은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산화 스트레스는 체내 활성산소와 항산화 물질 간의 불균형 상태를 의미하며, 노화를 촉진하고 암,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등 만성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구진은 "장수자들의 경우 일반적인 고령층보다 항산화 단백질 수치가 현저히 낮았다"면서 "산화 스트레스 자체가 낮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기 위한 단백질이 덜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조직의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세포외기질(ECM, 세포 밖 공간을 채우고 있는 구조물과 분자들의 집합)관련 조절 단백질 역시 장수자 그룹에서 젊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지방 대사와 관련된 단백질 역시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장수자에서는 증가 폭이 훨씬 적었다.
특히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 GLP-1을 분해하는 단백질인 'DPP-4'도 장수자에서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인슐린 과다 상태와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신체 활동은 세포외기질을 보다 젊은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며, 과체중을 피하는 것 역시 장수자와 유사한 건강한 대사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며 "수명은 유전뿐 아니라 생활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장수와 관련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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