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너무 잘해도 탈일까.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겐 황당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14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뉴욕 메츠전. 팀이 4-0으로 앞선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선 오타니는 2B2S에서 우완 사이드암 불펜 투수 크레이그 킴브렐의 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메츠 포수 프란시스코 알바레스가 갑자기 두 팔을 치켜든 채 마운드 앞으로 뛰어 나갔다. 이미 킴브렐은 와인드업에 들어간 상태였다. 심판이 타임을 선언했지만 킴브렐은 이를 보지 못했고, 오타니도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타석을 급히 빠져 나갔다. 다행히 킴브렐은 공을 뿌리기 직전 알바레스를 발견했고, 실제 투구로 이어지진 않았다. 알바레스는 킴브렐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리며 대화를 나눴고, 오타니는 황당함과 안도가 뒤섞인 쓴웃음을 지었다.
포수가 투구에 들어간 투수를 앞에 두고 타임을 부르고 마운드로 뛰어 나가는 건 흔치 않은 일. SNS 상에선 알바레스가 대체 왜 킴브렐을 제지했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원인은 피치클록이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킴브렐이 공을 던지기 직전 피치클록은 이미 0을 가리키고 있었다. 심판의 판단에 따라 킴브렐이 공을 던졌다고 해도 볼 선언을 받고 풀카운트 상황에 몰릴 수 있었다. 안 그래도 까다로운 오타니를 상대하는 와중에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을 우겨 넣어야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풀카운트는 킴브렐-알바레스 배터리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
알바레스의 노력은 다행히 통했다. 이어진 승부에서 오타니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운 것. 하지만 알바레스의 행동이 자칫 킴브렐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지켜보는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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