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다카하시 코치님이 퓨처스팀에서 (정)해영이랑 프로그램을 짜기 전에 미팅을 한 것으로 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1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정해영이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해영은 타이거즈 역대 최다인 149세이브를 자랑하는 마무리투수. 올해는 4경기에서 1세이브, 2⅔이닝, 평균자책점 16.88로 부진한 뒤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선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울 수밖에 없다.
당연히 선발 전환을 고려한 결정은 아니다. 다카하시 켄 2군 투수코치가 정해영과 면담을 진행한 결과 현재는 구위보다는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스트레스가 없는, 가장 편한 상황부터 퓨처스리그 경기를 던지면서 자신감을 되찾고 1군으로 복귀하게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감독은 "다카하시 코치님과 해영이가 미팅을 했는데, 구위보다는 심리적으로 가장 힘든 것 같다고 진단한 것 같다. 내일(17일)이나 모레 선발로 먼저 등판해서 1이닝을 던질 것이다. 그렇게 변화를 한번 줘 보려고 한다. 머릿속에 스트레스가 없을 때 등판해서 던지는 방법도 시도해 보려고 한다. 그러다 5~6회 중간에 들어가서 던지게 하고, 마무리 상황에서도 던지게 하는 프로그램을 짠 것 같다. 다카하시 코치가 일본에서 했던 프로그램을 갖고 해영이와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그 계획대로 실행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해영은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다카하시 코치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실행하려면 열흘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 열흘 만에 돌아올지 더 걸릴지는 온전히 정해영에게 달린 문제다.
이 감독은 "퓨처스팀에서 다카하시 코치님이 봤을 때 이제는 괜찮다고 하면 바로 올릴 것이다. 아직 심리적이 문제나 모든 면에서 안 됐다고 하면 더 지켜볼 것이다. 퓨처스팀에 맡겨 놓고 진행하려고 한다. 그래도 오래 걸리겠나. 본인도 잘 던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퓨처스팀에 내려가면서 머리도 한번 식히고 오면 더 좋은 구위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KIA는 현재 정해영을 대신해 성영탁에게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기고 있다. 성영탁은 올해 7경기에서 2세이브, 3홀드, 7⅓이닝,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 필승조 가운데 가장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성영탁이 흔들리지 않는 한, 올 시즌 정해영의 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마무리투수를 맡길 가능성도 있을까.
이 감독은 "지금은 (성)영탁이가 우리 팀에서 확률적으로 가장 높은 투수라고 생각한다. 경쟁이다. 해영이가 퓨처스팀에 가 있고, 영탁이가 마무리를 보고 있지만, 해영이가 왔을 때 영탁이랑 (전)상현이까지 어느 투수의 구위가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데 적합할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프로기에 어느 자리든 경쟁은 당연하다. 서로 경쟁하고 가장 좋은 구위를 지닌 투수가 마무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해영이 2군에서 잘 정비해서 돌아오길 기대했다. 2020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해 7년째 쉼 없이 달려왔고, 2021년부터는 부동의 마무리투수로 지내면서 어쩌면 조금 지칠 때가 됐다.
이 감독은 "많이 던졌다. 마무리투수로 몇 년 동안 큰 부상 없이, 팀을 잘 지켜줬던 투수다. 지금은 조금 고충이 있는 것도 우리가 잘 감싸고 이겨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 친구가 가진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마무리투수로 올라올 수 있게 잘 준비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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