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156km짜리 실투도 있나...곽빈 통한의 피안타 재구성, 와 야구 어렵다 [인천 현장]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한화의 경기. 5회초 2사 만루. 강판 당하는 두산 선발 곽빈.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04/
Advertisement

[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56km짜리 실투도 있나.

Advertisement

두산 베어스와 곽빈에게는 통한의 패배였다.

두산은 16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1대2로 분패했다. 선발 화이트와 곽빈의 엄청난 투수전. 7회 두산 카메론이 상대 노경은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치며 앞서나갔지만, 7회말 호투하던 곽빈이 박성한에게 통한의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허용한 게 아쉬움으로 남은 경기.

Advertisement

곽빈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 158km를 찍었고 제구, 경기 운영 모두 최고 수준. 운도 따랐다. 고비 때마다 ABS가 타자가 도저히 칠 수 없는 코스로 들어가는 곽빈의 공을 잡아줬다. 베테랑 포수 양의지가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 수 차례 잡혔다.

하지만 곽빈도 고비를 맞이했다. 7회. 고명준, 최지훈에게 안타를 맞았다. 구속은 150km 중반대 그대로였지만 투구수가 늘어나며 구속과 관계 없이 공에 힘이 빠졌는지, 아무리 빠른 공도 계속 보니 SSG 타자들 눈에 익었는지 정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Advertisement

그래도 곽빈은 한유섬과 조형우를 처리하며 2사까지 잡았다. 중요한 건 정준재와의 승부였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한화의 경기. 힘차게 투구하는 두산 선발 곽빈.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04/

파워가 떨어지고 올시즌 타격에서 고전하던 9번 정준재. 이날 곽빈의 컨디션이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타자였다. 하지만 전날 마지막 타석 홈런을 치고 이날도 멀티히트였다. 곽빈도 신경이 쓰였을까. 2S을 먼저 잡고 연거푸 볼 4개를 던졌다. 폭투도 나왔다. 힘은 떨어지는데, 구속은 유지해야 하고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 좋던 제구가 흔들렸다.

Advertisement

양의지가 마운드에 올라갔다. 곽빈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힘이 많이 들어가니 빼고 던져라', '자신있게 던지면 못 친다'는 등의 얘기를 해줬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하필 타석에 들어선게 박성한. 올시즌 10개팀 통틀어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타자. 이 순간 곽빈의 투구수는 97개였다. 벤치도 너무 어려운 순간. 힘들 걸 뻔히 알지만 눈으로 보는, 수치로 나오는 위력이 떨어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팀의 에이스였다. 승리 요건을 갖추는 걸 눈앞에 둔 상황에서 에이스의 자존심을 뭉갤 수 없었다.

1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두산의 경기. SSG 박성한이 3루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5/

운이 없었다면 하필 타자가 박성한이라는 것. 초구 154km 직구가 낮게 꽂혔다. 그 상황에서 멘탈과 제구를 잡은 자체가 대단했다.

하지만 곽빈은 2구째 공을 던지고 머리를 감싸쥐었다. 156km 직구. 문제는 너무 정직했다. 한가운데. 물오른 박성한에게는 156km도 두렵지 않았다. 욕심 내지 않고 좌익수 방향으로 툭 밀어쳤다. 안타. 2타점. 그렇게 곽빈이 이날 쌓아올린 탑이 모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보통 이 순간 투수를 바꾼다. 하지만 두산 벤치는 에이스가 이닝을 끝낼 수 있게 기회를 줬고, 에레디아를 잡아냈다. 8회초 혹시라도 역전이 되면, 곽빈이 승리를 따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경기 방향은 달라지지 않았다.

에이스, 투구수 100개, 156km, 박성한 여러 키워드가 지배한 이 승부처. 야구에는 정답이 없다는 걸 알려준 장면이었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