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의 FA 1억 계약도, 그를 꺾지 못했다 "3000안타요? 전 하루살이일 뿐입니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3회말 무사 2루 두산 박준순 외야 뜬공 때 손아섭이 3루를 노리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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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3000안타 말입니까. 전 그냥 하루살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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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야구계를 뜨겁게 한 이슈는 바로 '안타 전설' 손아섭 트레이드였다. 한화 이글스에서 두산 베어스로의 전격 트레이드. 지난 시즌 후 사실상 'FA 미아'가 됐다. 7억5000만원이라는 보상금에 발목이 잡혔고, 어느 팀도 수비와 주루가 떨어지는 '똑딱이 레전드'를 찾지 않았다. 원소속팀 한화와 1년 1억원이라는 충격적인 조건에 사인을 해야했다. 2024 시즌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하고, 현역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의 행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했다.

한화의 계약 조건은, 한화가 손아섭을 주요 전력을 사용할 마음이 없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었다. 실제 손아섭은 개막전 한 타석만 나오고 줄곧 2군에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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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자신의 야구 인생을 또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개막 후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진 두산이 손을 내민 것이다. '군필' 좌완 이교훈에 1억5000만원을 얹어줬다. 손아섭의 가치를 여전히 인정한 것이다.

트레이드 된 첫 날 SSG 랜더스전에서 홈런을 치며 '나 죽지 않았다'를 제대로 보여줬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손아섭이 들어가니 타순 짜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레전드는 레전드"라며 영입 효과를 밝혔다.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두산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 4회 투런 홈런을 날린 두산 손아섭.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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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에게도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두산에서도 진가를 보여주지 못하면, 이제 정말 은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손아섭은 기쁘면서도 부담도 된다.

손아섭은 "두산에서 좋은 선수를 내주면서까지 나를 영입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며 "어떻게든 팀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다른 건 다 필요 없다. 오직 팀 승리에 어떻게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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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비시즌부터 올해 2군행까지. 손아섭은 이 힘든 시간도 공부라고 했다. 손아섭은 "내 주변, 정말 나를 아껴준다고 하는 내 편이라고 하는 분들의 80% 이상이 야구 그만 두라고 하시더라. 이렇게 더 하는 건 의미 없다고. 나도 하루에 수 백번 생각을 바꿨다. 그런데 나는 그냥 야구가 너무 좋은 거다. 어디서든, 어떻게든 야구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그만 두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한화에서도 배운 게 많다. 2군에서 운동을 하니, 1군에서 한 타석 한 타석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됐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다 내 야구 인생에 피와 살이 되는 시간들이었다"고 덧붙였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두산 손아섭이 훈련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7/

손아섭도 이제 38세다. 자연스럽게 배트 스피드도, 운동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손아섭은 "젊었을 때는 경기에 나가면 무조건 2~3안타를 칠 자신이 있었다. 자신감이 늘 넘쳤다. 하지만 이제는 안타 1개 치는 게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더 간절하게, 독하게 해야 한다는 정신 무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이 두산에 자리를 제대로 잡으면, 식어가던 꿈의 3000안타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2621안타. 379개의 안타가 남았다. 130개씩 3시즌을 치면 된다. 하지만 손아섭은 "내가 지금 3000안타 생각할 선수인가. 전혀 아니다. 난 하루살이다. 하루, 한 시즌 버티며 야구해야 한다. 오로지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 이것만이 내 목표고, 듣고 싶은 얘기"라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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