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노력 없는 결과는 없다. 김민선이 이 평범한 진리를 값진 성과로 보여줬다.
김민선은 19일 경남 김해시 가야 CC(파72·6902)에서 열린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최종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 합계 15언더파 200타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끝까지 추격한 2위 전예성(14언더파)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덕신EPC 챔피언십'에서 거둔 데뷔 첫 승 이후 1년 만에 거둔 통산 2승째.
대회 54홀 최소타 신기록을 갈아치운 김민선은 사흘 간 깔끔한 노보기 플레이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노보기+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진귀한 기록. 지난 2016년 배선우 박성현에 이어 통산 3번째 선수가 됐다.
겨우내 각고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었다. 김민선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우승 비결과 향후 포부를 밝혔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1승 추가를 넘어, 비시즌 동안 감행한 '변화'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무대였다.
김민선은 이번 우승을 "다음 주 대회를 잘 하고 싶어서 준비하던 과정에 찾아온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사흘 내내 이어진 선두 자리에 압박감이 클 법도 했지만, 그는 오히려 상황을 즐겼다.
"오랜만에 챔피언조에서 플레이 하니 진짜 재미 있었다. 후반에 타수가 잘 안 줄어서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그 떨림조차 재미있게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첫 우승(덕신EPC) 때는 큰 긴장감 없이 우승했는데, 이번엔 이런 압박 속 긴장감 있는 상황에서도 내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자기 암시의 힘을 설명했다.
특히 현장을 찾은 가족과 할머니, 그리고 팬들이 각 홀 플레이를 마칠 때마다 외쳐준 "김민선 파이팅"이라는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됐다며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민선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쇼트게임과 비거리 향상을 위해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도전과 변화를 싫어하는 성격인데다, 자칫 시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누르고 짐을 싸서 떠났다.
해외 전지훈련만 세분화 해 두번 다녀왔다.
베트남에 퀴논에 이어 찾은 태국 후아인에서 지옥 훈련이 압권이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일 오전 내내 어프로치와 퍼팅에만 매달렸다. 띄우고 굴리는 기본기부터 그린 주변 70~80m 이내의 감각을 몸에 익혔다. 1시간 동안 퍼터를 연습하다 오후에는 라운드를 했다. 드라이버 스피드 트레이닝도 쉬지 않았다. "1시간 내내 세게 치는 연습만 반복했다"는 그녀의 말처럼, 정교함에 파워를 얹는데 주력했다.
시즌 중에도 한시도 자기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는 "여기(가야CC)와 다음주 킹스데일이 체력적으로 힘든 곳이라 대회 오기 전 월요일, 화요일도 많이 운동을 하고 왔다. 매주 월화 운동을 빼놓지 않고 하면서 체력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월요일은 필라테스로 몸의 균형 맞추고, 화요일은 점프나 힘쓰는 데 포인트를 둔 파워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켜내는 프로페셔널.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
김민선은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믿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그 믿음이 오늘 경기 내내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독기로 만들어낸 이른 시점의 시즌 첫 승은 자신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값진 선물이었다.
지난해 첫 승 이후 '또 우승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그는 이번 2승을 통해 다승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신인 시절 먼저 주목받았던 동기들과의 비교에도 담담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누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보다 지금의 제 위치에서 신인 때보다 더 빛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2승을 하고 나니 이제는 다승왕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나가는 언니들을 따라잡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당당하게 목표를 밝혔다.
우승의 기쁨을 뒤로하고 김민선은 곧바로 24일 부터 덕신EPC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전이 열리는 킹스데일로 향한다.
그는 "킹스데일은 페어웨이가 좁고 구겨져 있어 정교한 아이언 샷이 필수"라며 "전략적으로 존을 나눠 공략하는 '똑똑한 경기'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데다 한국 투어가 너무 재미 있고 좋다. 더 많은 경험을 쌓은 뒤에 생각해볼 문제"라며 당분간 국내 무대를 통해 다양한 경험쌓기에 집중할 뜻임을 밝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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