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올 수 있다는 믿음에, 소속팀도 없이 버텼다...벤자민 택한 두산, 초대박 조짐 [부산 현장]

사진=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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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좋은 오퍼가 올 거란 생각에, 다른 제안들을 뿌리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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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아왔다. KBO리그의 좌타자들을 떨게 하던 '공포의 좌승사자' 벤자민이 말이다. 이제는 KT 위즈가 아닌 두산 베어스의 벤자민이다.

벤자민은 21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4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6대2 승리에 공헌했다. 아웃 카운트 1개만 더 잡으면 승리 요건까지 갖출 수 있었지만, 원래 제한 투구수인 75개를 넘어 82개까지 던진 상황에서 벤자민은 교체를 원하는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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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은 KBO리그 팬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선수. 2022 시즌부터 2024 시즌까지 KT 위즈에서 뛰며 맹활약했다. 2023 시즌은 15승을 거뒀다. 하지만 2024 시즌 후 KT는 더 강한 투수를 찾겠다며 벤자민과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벤자민도 마지막 메이저리그 꿈을 이뤄보겠다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두산은 올시즌 플렉센과 재결합하며 에이스 롤을 맡겼지만, 플렉센이 생각지 못한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며 비상에 빠졌다. 두산은 소속팀이 없던 벤자민에게 급하게 연락을 했고, 벤자민은 흔쾌히 두산과 손을 잡았다. 그리고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뽐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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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은 "KBO리그에 다시 돌아오게 돼서 너무 좋다. 지난 2주 동안 한국에서 다시 뛰기 위해 이곳저곳 정말 많이 돌아다녔다. 그렇게 오늘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웃었다. 실제 벤자민은 19일 일본으로 넘어가 취업 비자를 받고, 20일 귀국해 21일 부산에서 공을 던졌다.

거의 1년 반만에 돌아온 한국과 KBO리그. 벤자민은 "두산에서 다시 기회를 줘 매우 감사하다. 진짜 돌아오고 싶었다. 그리고 기회를 다시 받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았다. 두산의 연락이 오자마자 돌아가겠다고 했다. 팬들과 경기장 분위기, 경기를 하는 방식들이 너무 좋았다. 가끔은 한국 야구를 미국에 가져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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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은 샌디에이고에서 나온 뒤 소속팀 없이 혼자 운동을 했다고. 멕시코 리그, 독립 리그 등에서 오퍼가 왔지만 다 거절했단다. 뭔가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라는 막연한 믿음 속 시카고와 플로리다를 오가며 혼자 몸을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두산의 콜이 왔다. 벤자민은 "스프링캠프 기간 없이 시즌을 준비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그래도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라는 믿음 속에 버텼다. 그게 KBO였을지 모른다"며 두산과의 만남이 운명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그 사이 벤자민의 실력, 멘탈은 더 훌륭해졌다. 벤자민은 원래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는데, 이제는 스위퍼와 같은 궤적의 공으로 변신을 시켰다. 벤자민은 "투심패스트볼 사용 빈도를 높였고, 스위퍼 그립도 바꿨다. 체인지업도 샌디에이고에서 연마했다"고 말했다. 이어 "5회 2사 당연히 더 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처음 실전에 돌입했고, 나는 일요일 또 나가야 하는 스케줄이었다. 한 타자 더 잡으려 하다 투구수가 늘어나고, 일요일 경기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5회보다 1회 2사 후 내가 볼넷을 2개 연속으로 주지 않았다면 승리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벤자민은 마지막으로 "단기 대체 선수라는 역할을 잘 알고 있다. 플렉센이 두산에서 얼마나 큰 존재인지도 알고 있다. 내가 있는 6주 동안 팀이 최대한 승리할 수 있게, 그 발판을 마련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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