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타, 타점보다 왜 그 수비 하나가 더 가치있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대1로 완승, 5연패에서 탈출했다.
모처럼 만에 공-수 조화가 훌륭했던 경기. 선발 로드리게스는 6이닝을 막아줬고, 불펜 필승조들도 실점 없이 1이닝씩을 막았다.
무엇보다 타선이 오랜만에 활기찼던 게 고무적이었다. 롯데 타자들은 이날 장단 12안타를 터뜨렸다. 2점 내기가 힘들어 연패가 길어진 롯데였는데, 이날만큼은 타자들이 고른 활약을 해줬고 특히 하위 타순에서 중요할 때마다 타점이 나온 게 가장 중요한 승인이었다.
그 중심에 유격수 전민재가 있었다. 2회 선취 타점 후 곧바로 기세를 더하는 1타점 2루타를 쳤고, 4회에도 달아나는 1타점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개막 후 타격에서 지독히 부진했던 전민재였는데, 이날 타격 컨디션이라면 앞으로 타율을 쭉쭉 올릴 수 있을 모습이었다. 세 번째 타석 직선타도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수비.
롯데가 5-1로 앞서던 5회초. 1사 후 손아섭과 박준순의 연속 안타로 두산이 찬스를 잡았다. 점수차가 4점 있었지만 경기 중반이고, 최근 부상과 부진으로 필승조들이 대거 2군에 가있으며 마무리 김원중까지 난조를 보이는 롯데 불펜 사정을 감안하면 절대 큰 점수가 아니었다. 만약 여기서 두산이 1~2점만 따라가도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타석에는 개막 초반 극심한 부진을 떨치고 최근 완전히 감을 찾은 양의지. 양의지는 1B2S 상황서 로드리게스의 바깥쪽 높은 공을 잘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타구가 빨라 유격수와 2루 베이스 사이를 뚫고 나갈 걸로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전민재. 몸을 날려 공을 걷어냈고 넘어진 상태에서 침착하게 2루수 한태양에게 토스를 했다. 6-4-3 병살. 두산의 추격 분위기에 완전히 찬물이 끼얹어졌다. 아닐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단순히 점수를 주지 않아서가 아니다. 이날 로드리게스는 1회에만 31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가 매우 많았다. 그런데 전민재의 호수비로 5회까지 94개 투구로 끝낼 수 있었다. 이 말인 즉슨, 로드리게스가 6회까지 올라올 수 있게 만들어준 게 전민재라는 것. 만약 빠졌다면 로드리게스가 5회에 100개 투구수를 채웠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해야 했는데,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롯데 불펜 사정이 좋지 않은 걸 감안하면 로드리게스가 5회까지 던지고 내려가느냐 아니면 6회 또 올라오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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