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진짜 WBC 문제냐
어렵다. 프로야구 투수의 부상,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데 원인을 찾자고 하면 한도 끝도 없다. 다만, 월드베이스불클래식(WBC) 문제가 자유로울 순 없을 것 같다. 유영찬도 그 때 만약 조금이라도 문제를 느꼈다면 냉정한 선택을 했어야 했을까.
LG 트윈스 마무리 유영찬이 쓰러졌다. 유영찬은 24일 두산 베어스전에 나와 아웃카운트 1개를 삼진으로 잡고 자진 강판했다.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꿈치 문제를 호소한 것.
파죽지세였다. 팀도 잘 나가고, 유영찬도 완벽했다. 3월29일 KT 위즈전 패전으로 액땜을 하더니, 4월 들어 던진 11경기 모두 세이브를 챙기는 기염을 토했다. 개막전 패전 포함 11경 10세이브는 최소 경기 10세이브 타이 기록이었다. 만약 유영찬이 24일 두산전도 세이브를 따냈다면, KBO 월간 최다 세이브 기록을 챙길 수 있었는데, 그 앞에서 중단됐다.
투수가 스스로 팔꿈치를 부여잡았다는 건, 부상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암시한다. 더군다나 유영찬은 이미 팔꿈치 수술 전력이 있다. 지난해에도 팔꿈치가 좋지 않아 기복이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상 원인을 딱 이거다라고 지목하기는 힘들지만, 유영찬이 이탈하자 난리가 났다. 결국 시즌 전 열린 WBC에 무리하게 출전시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유영찬은 팔꿈치가 좋지 않은 원태인(삼성) 대체 선수로 대회 개막을 앞두고 대체 선수로 WBC에 승선했다. 그 당시에는 유영찬도 팔꿈치에 별다른 문제를 호소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원태인 외에도 원투펀치 역할을 해야할 문동주(한화)까지 어깨 부상을 호소해 엔트리 구성조차 막막한 상황이었다.
유영찬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WBC에서 그렇게 많이 던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즌을 앞두고 일찍부터 공을 던져야 했고, 마운드에 올라서는 전력으로 공을 뿌려야 했다. 온전하게 몸을 만들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건 맞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WBC에 함께 나갔던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LG에서는 이미 손주영이 WBC 대회 도중 팔꿈치 문제로 미국 마이애미에 가지 못했다. 그러니 '무리한 WBC 출전이 선수들을 다치게 한 거 아니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다.
유영찬이 한 달 11세이브를 기록하는 과정이 무리한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등판 일정을 보면 3연투는 한 번도 없었고, 휴식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등 나름의 등판 플랜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중간 휴식을 준다고 해도 던지는 이닝을 늘어나면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팀이 잘 나가는데 세이브 상황 마무리 투수를 넣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앞으로 어떤 투수들이라도 WBC 출전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몸이 재산인 프로 선수들인데 자신들의 연봉, FA 대박과 직결되는 리그가 중요하지 현실적으로 크게 주어지는 것 없는 WBC에 무리하게 나갈 이유가 있느냐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WBC가 시즌 중 열리지 않는 한, 다음 WBC 대회를 앞두고 분명 현실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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