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2' 100m당 16.5초...인류 한계 뛰어넘은 새 역사" 사웨 런던마라톤 1분59초30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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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1분 59초 30.' 인류의 한계로 여겨졌던 '마의 2시간 벽'이 마침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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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스티안 사웨(30·케냐)가 26일(한국시각)2026년 런던 마라톤 남자부에서 42.195㎞ 풀코스를 1시간 59분 30초로 우승하며 스포츠사를 새로 썼다. 고 켈빈 키프텀(케냐)이 2023년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운 기존 세계기록(2시간 00분 35초)을 1분 5초 앞당기며 인류 역사상 최초로 꿈의 '서브 2'(2시간 이내에 풀코스 완주)를 달성했다. '전설' 엘리우드 킵초게가 2019년 인류 최초로 서브 2(1시간 59분 40초)를 달성한 바 있으나, 당시 기록은 41명의 페이스메이커, 특수 코스 등 통제된 조건하에 치러져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반환점(21.0975㎞)을 1시간 0분 29초로 통과하며 세계기록 페이스를 유지하던 사웨는 후반 레이스 속도를 더 높여 단 59분 1초 만에 주파, 킵초게의 비공식 기록마저 넘어섰다. 역사상 하프 마라톤을 이보다 빨리 달린 남성은 단 63명뿐이며, 사웨 자신의 하프 마라톤 개인최고기록은 58분 5초다. 사웨는 30㎞ 이후 10㎞를 남기고 승부수룰 던졌다. 30~35㎞ 구간을 13분 54초, 35~40㎞ 구간을 13분 42초에 주파했다. 1㎞당 평균 2분 45초, 100m당 16.5초의 경이로운 페이스다. 풀코스로 보면 100m당 16.99초에 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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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데뷔전을 치른 요미프 케젤차(에티오피아)만이 사웨의 폭풍 스퍼트를 추격했다. 이날이 마라톤 데뷔였던 케젤차 역시 1시간 59분 41초, 2위를 차지하며, 공식 경기에서 서브2를 기록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하프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제이콥 키플리모 또한 2시간 0분 28초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종전 세계기록보다 빨랐고, 3위로 포디움에 올랐다.

사웨는 세계신기록 직후 BBC TV와의 인터뷰에서 "기분이 정말 좋다. 너무 행복하다. 내게는 잊지 못할 날"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경기를 잘 시작했다.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힘이 넘치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결승선에 도착해 기록을 확인했을 때 정말 짜릿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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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시간 2분 27초로 우승했던 사웨는 대회 전부터 킵툼의 런던마라톤 코스 기록(2시간 1분 25초) 경신에 집중했다. 그는 레이스 전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킵툼의 세계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공식 경기 최초의 '서브 2' 달성에 대해서도 "언젠가 내가 그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사웨는 지난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도 하프 지점을 60분 16초로 통과하며 세계 기록에 도전했으나, 무더운 날씨 탓에 무산됐다. 하지만 완벽한 레이스 조건이 맞아떨어진 런던에서 그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으며 더 몰) 광장을 질주, 역사적 위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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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해설위원이자 전 세계 챔피언인 스티브 크램은 "스포츠에서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현장에서 직접 볼 때가 있다. TV로 보신 분들도 좋았겠지만 런던 현장에서 이 장면을 봤다면 그것은 엄청난 특권이자 놀라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기록이 쏟아질 날이라 예상은 했지만, 꿈에서라도 이런 기록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했다.

전 여자 마라톤 세계 기록 보유자인 폴라 래드클리프는 "이 결과는 전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마라톤의 기준점과 세계 정상급의 척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너무 빨리 나가지 말라'는 경언이 있지만, 그들은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고 페이스 조절을 끝까지 완벽하게 해냈다"고 평했다.

후원사인 아디다스의 최신 '슈퍼슈즈'를 착용한 사웨는 지금까지 출전한 4번의 마라톤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고, 이번에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을 2분 35초나 단축했다. 그는 자신의 성적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잦은 도핑 테스트를 자청했고, 지난 베를린 대회 전에는 25차례나 검사를 받기도 했다.

사웨는 "응원해준 관중들에게 감사하다. 그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큰 사랑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름을 불러주는 응원이 큰 힘이 되었고 행복하게 계속 달릴 수 있게 해줬다"며 "오늘의 결과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런던에 있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며 벅찬 감격을 전했다.

'영국 올림픽 4관왕' 모 파라는 사웨의 기록에 대해 "인간의 '서브 2' 달성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그것은 우리가 항상 던졌던 질문이었다. 우리는 지금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다"고 극찬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티그스트 아세파가 '케냐 라이벌' 헬렌 오비리, 조이실린 젭코스게이와의 초접전 끝에 2시간 15분 41초로 우승하며 자신의 '여자 단독 레이스' 세계 기록을 경신하고 챔피언 타이틀을 지켜냈다. 역대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을 가진 아세파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시판 하산과 세계 챔피언 페레스 젭치르치르가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막판까지 치열한 3파전이 이어졌으나 아세파가 눈부신 뒷심으로 1년 전 자신이 런던에서 세운 기록을 9초 앞당겼다.

여자 엘리트 부문은 남자부보다 30분 먼저 출발하기 때문에 이 기록은 '여자 단독 레이스' 기록으로 분류된다. 오비리가 아세파에 12초 뒤진 2위, 젭코스게이가 그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남자 휠체어 부문에선 '스위스 철인' 마르셀 허그가 1시간 24분 13초로 우승하며 대회 6연패, 통산 8회 우승 위업을 이뤘다. 영국의 데이비드 위어와 최다 우승 타이를 기록하게 됐다. 2위는 중국의 뤄싱촨이 차지했으며, 데이비드 위어가 자신의 27번째 런던 마라톤에서 3위에 올랐다. 여자 휠체어 부문에선 '스위스 철녀' 캐서린 데브루너가 타티아나 맥파든(미국)을 5초 차로 따돌리고 1시간 38분 29초의 기록으로 대회 2연패 및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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