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누가 웃을까' 추억의 동지에서 적으로 만난 유도훈-이상민감독…현대 시절 '황금듀오' PO에서 교차한 운명의 향방은?

대전 현대 시절 유도훈 감독(맨오른쪽)과 이상민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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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남자프로농구 부산 KCC와 안양 정관장의 4강 플레이오프(PO)가 접전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그들만의 추억 소환'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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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을 소환케 한 이는 유도훈 정관장 감독(59)과 이상민 KCC 감독(52)이다. 선수 시절 '현대 천하'를 공유한 '동지'에서 벤치 대결의 '적'으로 만난 기구한 인연이다.

특히 PO의 추억을 놓고 얽히고설킨 두 감독의 인연엔 희비도 뒤섞여 있어 더 흥미롭다. 같은 포인트가드 출신인 유 감독과 이 감독은 농구 명문 연세대 선·후배이자 실업팀 현대전자(KCC의 전신)에서 실업·프로 생활을 시작한 '친정팀' 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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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프로농구 출범(1997년) 직후 대전 현대가 1997~1998시즌부터 1999~2000시즌까지 3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우승 2회) 진출로 초창기 '황금시대'를 누릴 때 동지이자, 세대교체의 중심이었다. 당시 유 감독은 은퇴를 바라보는 '지는 별'이었고, 이 감독은 농구대잔치 시절 유명세를 이은 '뜨는 별'이었다.

두 감독은 4강 PO와 기분좋은 추억도 공유한다. 당시 현대에서는 '선수' 이상민이 신예 주전으로 자리잡는 중이었고, 유도훈은 이상민의 백업 멤버였다. 그렇게 둘은 바통을 주고 받으며 출전하면서 3시즌 연속 3연승으로 챔프전에 진출하는 미증유의 기록을 함께 만들었다. 특히 유 감독의 현역 마지막 시즌(1999~2000) 4강 PO 상대는 현재 이끄는 정관장의 전신 안양 SB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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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감독이 은퇴 후 코치로 변신한 뒤 이 감독을 간판으로 앞세운 KCC는 2001~2002시즌 6강과 2004~2005시즌 4강에서도 SBS를 만나 각각 2승(당시 3전2승제), 3승1패로 압도하는 등 기분좋은 추억을 이어갔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각자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희비가 교차했다. 감독 생활 17시즌째,현역 최고참인 유 감독은 포스트시즌 경험도 13번째로 최다 경력자다. 이 가운데 감독으로서 KCC를 상대한 경우가 총 3차례인데,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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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이끌던 2010~2011시즌 4강 PO에서 1승3패, 2017~2018시즌 6강 PO 2승3패, 2020~2021시즌 4강 PO 2승3패로 물러나야 했다.

후배 이 감독(당시 서울 삼성)을 사령탑 대결로 만난 2016~2017시즌 6강 PO에서도 2승3패를 당한 바 있다. 당시 삼성은 4강에서 고양 오리온을 꺾고 챔프전까지 진출했다.

유 감독만 '아픈 추억'이 있는 건 아니다. 이 감독은 '팀' 정관장을 포스트시즌에 만나 연달아 울었던 기억이 있다.

2015~2016시즌 감독 데뷔 처음으로 6강에 올랐을 때 정관장에 1승3패를 당했다. 이듬해 감독 생활 처음으로 챔프전 진출을 달성했던 2016~2017시즌에도 2승4패로 정관장에 챔피언을 내준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이 감독은 삼성에서 선수 생활 마지막 시기(2007~2010년 3시즌)를 보낼 때 한 번도 빠짐없이 포스트시즌에 친정팀 KCC를 만나 웃고 울었던, 특이한 인연이 있다. KCC에서 삼성으로 이적 후 첫 시즌인 2007~2008시즌 4강 PO에서 3연승을 거뒀지만 이후 2008~2009시즌 챔프전, 2009~2010시즌 6강 PO에서 KCC의 벽에 막힌 적이 있다.

이처럼 인연과 악연이 얽힌 두 감독은 처음으로 4강 PO에서 만나 1승1패 원점에서 지략대결을 하게 됐다.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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