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1억원 이상의 상금이 걸린 이른바 '정자 레이싱 월드컵'이 열린다.
말 그대로 정자의 속도를 겨루는 대회다.
데일리스타 등 외신들에 따르면 테크 기업 투자자들이 주최하는 '정자 레이싱 월드컵'이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우승 정자에게는 10만 달러(약 1억 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대회는 약 1만 개에 달하는 정자 샘플 가운데 선별 과정을 거쳐 최종 128명의 참가자가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는 북한부터 영국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선 참가자들은 전용 키트를 받아 정액 샘플을 채취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로 보내야 하며, 이후 실험실에서 정밀한 처리 과정을 거친다. 대회 창립자인 에릭 주는 "배양, 정자 세척, 주입, 원심분리 등 첨단 기술을 통해 가장 활동성이 높은 세포를 선별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선별된 정자들은 약 0.5㎜에 불과한 직선 트랙에서 서로 경쟁하게 된다.
거리 자체는 매우 짧지만, 완주까지 최대 40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일부 빠른 샘플은 몇 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방식은 축구 월드컵과 유사하다. 대륙별 예선을 시작으로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쳐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경기 장면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며, 현장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참가 자격은 만 18세 이상 성인이어야 하며, 성병이 없어야 하고 대회 규정에 맞는 생물학적 샘플을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정자 레이싱 대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첫 시범 경기에서는 두 명의 대학생이 상금 1만 달러를 놓고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우승자인 USC 소속 트리스탄 마이클의 기록은 1분 3초였다.
한편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3년부터 2018년 사이 전 세계 남성의 평균 정자 농도는 정액 1㎖당 1억 100만개에서 4900만개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소가 비만, 좌식 생활 습관, 흡연, 특정 화학물질과 농약 노출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상적인 정자 수를 ㎖당 1500만개에서 2억개 사이로 규정하며, 1500만개 미만은 '낮은 수치'로 분류한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남성 건강과 생식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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