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5월 가정의 달과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의 일상 속 작은 변화를 살펴보는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노년기 음주는 단순한 생활습관으로 보기 어렵다. 치매, 중풍, 골절 등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년기 음주는 은퇴, 배우자 사별, 가족관계 단절, 만성질환 등과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외로움이나 불면, 통증을 견디기 위해 술을 찾다 보면 식사·복약·건강 관리가 무너질 수 있다.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은 낙상이나 급성 건강 이상이 발생해도 발견과 구조가 늦어질 수 있어 고독사 위험과도 연결된다.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노년층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에게서 두드러지는 건강 문제는 치매, 중풍, 골절이다"며 "음주는 인지기능 저하와 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고, 균형감각 저하로 인한 낙상과 골절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다사랑중앙병원 연령별 입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6년 4월 현재까지 집계된 알코올 질환 입원환자 7702명 가운데 60대 이상은 3027명으로, 전체의 약 39.3%를 차지했다. 알코올 질환 입원환자 10명 중 4명가량이 60대 이상인 셈이다.
문제는 노년기 음주가 신체 건강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력 조사 결과, 60대 이상 알코올 질환 입원환자 가운데 남성은 여성보다 이혼 경험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고, 가족과의 교류 수준을 묻는 항목에서도 '거의 없음' 또는 '때때로'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상당수가 무직 상태로 확인돼 가족관계 단절, 사회적 고립, 경제적 불안정이 함께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독거노인은 음주를 제지하거나 상태를 확인할 사람이 부족해 알코올 의존과 응급상황 방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복 음주로 식사, 복약, 외출, 연락 등 기본적인 일상 관리가 무너지면 건강 악화가 늦게 발견되고 돌봄 공백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고령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아 음주에 따른 위험이 더 크다. 술로 인해 약 복용이 불규칙해지고 혈압·혈당 조절이 흔들리면 뇌혈관 손상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판단력과 균형감각 저하로 낙상 가능성도 높아진다.
낙상은 고령자에게 치명적이다. 가벼운 넘어짐도 고관절 골절, 척추 압박골절, 손목 골절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고관절 골절은 수술과 장기 입원, 보행 기능 저하, 폐렴·욕창 같은 합병증을 동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전용준 원장은 "어르신들은 음주로 인한 손상이 이미 몸에 나타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치매, 중풍, 골절 같은 문제가 술과 함께 나타나면 치료가 훨씬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가족들이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전 원장은 "낮술이나 해장술을 찾는 등 반복적이고 부적절한 음주 습관은 건강 악화와 알코올 사용장애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며 "식사를 거르거나 약 복용을 잊는 일이 잦아지고, 낙상, 외출 감소, 연락 두절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면 가족이 혼자 판단하기보다 치료기관이나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 전문기관을 통해 상담과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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