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야구 선수가 무슨 쥐가 날 정도까지...
박해민의 투혼이 LG 트윈스 선수들을 일깨웠던 것일까.
LG는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대5로 승리, 3연전 스윕패 위기에서 탈출했다.
만약 이 경기에서 졌다면, KT에 3연전 싹쓸이를 당하고 승차가 3.5경기까지 벌어질 뻔 했다. 보통 3경기 승차를 줄이는 데 1달이 필요하다는 게 야구계 정설인데, 초반 KT 기를 너무 살려줄 뻔 했다. 여기에 9회말 위기서 역전패를 당했다면 3연속 끝내기패 충격까지 맛볼 뻔 했다. 그 위기에서 모두 탈출하는 귀중한 승리였다.
마지막 마무리를 한 함덕주, 8회 결승타를 친 구본혁 등 승리에 공헌한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캡틴 박해민.
박해민은 구본혁이 결승타를 치기 전 천금 동점타를 때렸다. 문보경의 안타 때 오스틴이 홈을 밟았다면 손쉽게 동점을 만들 수 있었는데, 너무 열심히 뛴 오스틴이 홈에 들어오다 다리가 풀려 넘어지는 바람에 동점 찬스를 날렸다. 후속 타자들이 엄청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박해민이 그 긴장을 깨주는 극적 안타를 쳤다. 그 덕에 구본혁도 한결 마음 편하게 타석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안타 때문이 아니다. 박해민은 8회말 수비 도중 갑자기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동료들과 트레이너가 신발을 벗기고, 다리를 쭉 펴 풀어주는 걸 보니 쥐가난 걸로 보였다. 보통 한 경기에 10km 이상을 뛰고 수분 배출이 많은 축구 선수들은 쥐가 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야구 선수들이 쥐가 나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일. 박해민은 그만큼 8회초 안타를 치고 주루 플레이를 할 때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의미가 된다. 박해민도 이제 30대 중반이 훌쩍 뛰어넘은 나이. 매일같이 경기를 나가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박해민은 2022 시즌부터 4시즌 연속 144경기 전경기를 출전했다. 사실 언제 쥐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기는 하다.
LG는 급하게 최원영을 투입시키려 했지만, 응급처치를 받은 박해민은 본인이 끝까지 경기를 뛰겠다며 투혼을 발휘했다. 보통 쥐가 한 번 나면 재발 위험이 높은데, 박해민은 이겨냈다. 그렇게 LG는 9회말 무사 1, 2루 위기를 탈출하고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끝까지 이어졌다. 박해민이 저리 뛰는데, 후배들도 거기서 정신을 풀 수는 없었을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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