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축구협회 관계자들의 악수를 연출하려다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1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FIFA 총회에서 인판티노 회장은 팔레스타인 축구협회 지브릴 라주브 회장을 단상 위로 초대했다. 당시 단상엔 연설을 마친 이스라엘 축구협회 바심 셰이크 술리만 부회장이 서 있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라주브 회장이 단상에 오르자 두 사람에게 자신과 가까이 나란히 설 것을 요청했다. 이에 라주브 팔레스타인 축구협회장이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하며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 연출을 단호히 거부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라주브 회장의 팔에 손을 얹으며 더 가까이 오라고 재차 손짓하며 설득에 나섰다. 술리만 부회장이 무대 위에 미동 없이 서 있는 동안 인판티노 회장과 라주브 회장 사이의 대화는 더욱 격해지는 모습이었지만 FIFA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에게 구체적인 내용은 전달되지 않았다.
현장의 수잔 샬라비 팔레스타인 축구협회 부회장은 라주브 회장이 악수를 거부하며 무슨 말을 했냐는 로이터 통신의 질문에 "이스라엘 측이 자신들의 파시즘과 제노사이드를 세탁하기 위해 데려온 사람과는 악수할 수 없다. 우리는 고통받고 있다"라고 답했다.
양국 대표가 거리를 둔 채 서 있자 인판티노 회장은 결국 혼자 단상에 올라 "한 말씀 드리겠다"면서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 FIFA 회원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대표에게 감사를 전한다. 우리는 함께 협력할 것이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하자"고 머쓱하게 마무리했다. 이어 인판티노 회장은 "FIFA회원국 211개국과 전 세계 아이들이 참여하는 15세 이하(U-15)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다함께 힘을 모으자. 여러분들은 나의 약속과 이 회의장에 있는 모든 이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판티노 회장은 두 사람이 단상을 내려갈 때 각각과 개별적으로 포옹을 나눴다.
인판티노 회장이 이번 총회에서 내년 FIFA 회장 3선에 도전할 의사를 분명히 한 가운데 이날 무리한 악수 연출 시도에 대해 '황당하다(absurd)'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샬라비 부회장은 "라주브 회장이 연설을 통해 15분 동안이나 규정의 중요성과 회원국의 권리 침해가 묵인되는 전례가 생겨선 안 된다고 설명했는데, 그 직후 악수를 강요하는 상황에 놓인 것 자체가 연설의 목적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며 "사건을 카페트 아래로 덮어버리려는 시도는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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