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맞는 순간 홈런을 예감했어요. 직구 노리다 체인지업이 오길래, 잠깐 멈췄다 쳤습니다."
데뷔 2년차, 20세 외야수가 빛고을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고 있다.
최근 주전 리드오프를 꿰찬 박재현(20)이다. 지난해에도 빠른발과 운동능력을 호평받아 1군에 종종 모습을 보였지만, 타율이 무려 8푼1리(62타수 5안타)에 불과했다.
올해는 다르다. 벌써 작년 타석수를 넘어 100타석에 가까워지고 있다. 타율 3할1푼3리에 홈런 2방까지 곁들이며 박찬호가 떠난 리드오프 자리를 채웠다.
2일 KT 위즈전에선 쐐기포까지 곁들인 하루 4안타를 몰아쳤다. 말 그대로 인생 최고의 하루였다.
박재현은 "기분이 엄청 좋은데, 사실 얼떨떨합니다. 요즘 야구가 재미있어요. 팀도 이기니까 기분이 더 좋고"라며 활짝 웃었다. 박재현이 뿜어내는 긍정 에너지가 더그아웃을 온통 물들인다.
오원석을 상대로 친 안타들에 대해서는 "오늘 컨디션이 좋았죠. 1번타자가 위축된 모습을 보이면 투수가 또 영향을 받으니까, 자신감있게 휘둘러서 출루하자는 생각으로 친 게 그렇게 됐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KT 주권 상대로 때린 쐐기포에 대해 "타이밍을 항상 앞쪽에 잡고 있는데,. 살짝 멈췄다 쳤는데, 중심에 잘 맞았어요. 맞는 순간 홈런이라고 봤죠. 오늘 내 존이 딱 보이는게 가장 기분좋았따"며 뿌듯한 속내도 전했다. 다만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외야에 장식된 차량 근처로 날아간 홈런 타구가 차량을 맞추지 못해 차량 획득에는 실패했다.
"지금 리드오프로 뛰고 있는데, 감독님께서 항상 체력관리를 강조하신다. 일단 여름은 넘어봐야 이야기할 입장이 될 것 같다. 지금은 한경기한경기, 간절하게 열심히 할 뿐이다. 솔직히 욕심은 있다. 계속 KIA의 1번타자로 나가고 싶다.
좌투수 상대로도 강점이 있다. 박재현 스스로는 "스윙 궤도가 잘 맞는 것 같다"며 멋쩍어했다. 어릴 때 투수로 뛴 적이 있어 투수들의 심리를 꿰뚫어볼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리드오프의 덕목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박재현은 공수주를 모두 갖추고 있어 부족함이 없다. 컨택트 능력도 있고, 스피드도 좋고, 걸리면 넘기는 파워도 있다. 거칠지만 강렬한 공격성과 운동능력에는 청춘의 싱그러움마저 묻어난다.
그는 최고 장점으로 '달리기'를 꼽았다. "저도 뛰는게 자신있고, 다리가 받쳐주니까 컨택이나 파워가 뒤따라오는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럼 김도영과 겨루면 누가 더 빠를까. 박재현은 손을 내저었다. 특히 김도영의 부상을 역력하는 속내도 전했다.
"직접적으로 달리기 시합을 해본 적은 없지만, (김)도영이 형은 뛰는 법이 달라졌다. 성큼성큼 뛰는데 엄청 빠르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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