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과음 다음 날 나타나는 숙취 증상이 신체 특정 부위에 집중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머리와 가슴, 복부에서 통증과 불편감이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하체는 오히려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벨기에·스위스 연구진은 18세부터 35세까지의 규칙적으로 음주를 하는 성인 34명을 대상으로 숙취 경험을 분석해 '신체 지도(body map)' 형태로 시각화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약물·알코올 의존성(Drug and Alcohol Dependence)'에 발표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주말 음주 후 다음 날 자신이 느끼는 숙취 정도와 수면 상태, 전날의 음주 수준 등을 기록했다. 또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인체 그림 위에 통증이나 두근거림처럼 감각이 강한 부위와, 무감각이나 쇠약함처럼 감각이 둔해진 부위를 표시하도록 했다.
이 데이터를 종합해 만든 지도에서는 공통적인 패턴이 드러났다.
머리, 가슴, 복부 부위는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표시되며 높은 '활성화' 상태를 보였다. 이는 두통, 갈증, 심장 두근거림 같은 증상으로 이어졌다. 반면 다리와 하체, 손 부위는 파란색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빠진 상태를 보였다.
연구진은 "숙취와 관련된 활성 반응은 머리와 가슴, 복부에 집중된 반면, 하체에서는 비활성 반응이 나타났다"며 "이는 메스꺼움이나 전신 쇠약감과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숙취가 심하더라도 이후 음주를 줄이는 '억제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숙취가 자연스럽게 음주를 줄이게 만든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실제로는 음주 행동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령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같은 연령대 그룹 내에서도 30대 참가자들이 18~20대보다 숙취 증상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진은 "나이가 많은 참가자일수록 신체 감각 강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며 "알코올 대사와 회복 과정의 생리적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향후 음주 습관이나 알코올 의존 위험을 평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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