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수도권과 수성팀 중심으로 재편됐던 경륜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동안 변방으로 밀려났던 경남권 선수들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며, 과거 지역 대결 구도의 부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마치 동남풍이 불어오듯 경남 지역 선수들의 상승세게 각급에서 이어지고 있다.
과거 경륜은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창원권으로 나뉜 지역 간 경쟁이 뚜렷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수도권과 수성팀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판세가 단순화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경남권의 부활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선급에서는 창원 상남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정신적 지주 박병하(13기, S3)를 중심으로 한때 최강자로 군림했던 성낙송(21기, S1)의 부활이 핵심이다. 여기에 박진영(24기, S2), 강진남(18기, S2) 등이 힘을 보태고, 박건이(28기, S1)의 급성장까지 더해지며 전력이 한층 두터워졌다.
특히 성낙송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2026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경기력이 뚜렷하게 살아난 그는 특유의 반주 이후 결정력을 앞세워 강자들을 연이어 격파했다. 현 최강자로 꼽히는 임채빈(25기, SS, 수성)과 정종진(20기, SS, 김포)을 비롯해 류재열(19기, SS, 수성) 등 슈퍼특선 강자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입증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이어 박진영 역시 꾸준히 입상권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회를 포착하면 특유의 승리욕으로 강력한 한 방을 선보이고 있다. 차세대 주자 박건이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과감한 선행과 적극적인 자리싸움 등 패기 넘치는 경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은 있지만, 잠재력만큼은 특선급 강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우수급에서는 진주팀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선행 중심의 전개로 경기를 이끄는 조봉철(14기, A1), 꾸준히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입지를 다진 유성철(18기, A1), 그리고 30기 수석 출신 윤명호(30기, A1)가 핵심 전력이다. 소수 정예지만 존재감은 절대 적지 않다.
특히 윤명호는 성장 가능성이 큰 자원으로 평가된다. 선행과 젖히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능력을 갖췄다. 흐름만 타면 언제든 판을 흔드는 힘이 있어 향후 특선급 진입 이후 활약 여부에도 기대가 모인다.
이 밖에도 우수급에서 이현구(16기, A1, 김해 장유), 선발급에서 김주원(12기, B1, 창원 의창), 김재훈(23기, B1, 창원 성산)이 맹활약하고 있다.
예상지 명품경륜 이근우 수석은 "창원경륜장에서 꾸준히 훈련한 창원 상남팀, 진주팀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기량 회복과 자신감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체력 소모가 큰 시즌 중반으로 갈수록 이들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잠잠했던 경남권의 반격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경륜에 '동남풍'이 어디까지 판도를 뒤흔들지 관심이 쏠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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