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50대 직장인 A씨는 평소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회식이 잦고 식사 시간이 불규칙했지만 특별한 통증은 없었다. 다만 몇 달 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오른쪽 윗배가 간헐적으로 묵직한 느낌이 들었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는 증상이 반복됐다. 처음에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피로감이 심해졌고 체중도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이후 갑작스럽게 극심한 복통과 구토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을 찾았고, 검사 결과 담낭암 진단을 받았다.
◇초기엔 뚜렷한 증상 없어, 소화불량으로 여기기도
이처럼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소화기계 암이다.
발견 시점에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담낭 및 담도암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2021년 대비 2024년 담낭암 환자는 약 13.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고령층에서 증가 폭이 두드러져 고위험군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담낭은 흔히 쓸개라고 부르는 장기로, 작은 주머니 모양으로 간 아래에 위치하며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고 있다가 식사를 하게 되면 농축된 담즙을 장으로 내려보내 지방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담낭암의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진행되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담즙 배출에 문제가 생겨 초기에는 소화불량, 속 더부룩함, 오른쪽 윗배 불편감 정도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은 흔한 위장 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간과되기 쉽다. 병이 더 진행되면 주변의 간, 담관, 림프절로 퍼져 점차 오른쪽 윗배 통증과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담즙 배출이 막히게 되면 소변 색이 진해지고, 눈 흰자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생긴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효정 교수는 "담낭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담석이나 담낭 용종 또는 담낭벽 비후가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담석·담낭 용종 모두 암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기 검사 필요
담낭암에서 가장 잘 알려진 위험인자로는 담석증이 꼽힌다.
담석이 오랜 기간 담낭벽을 자극하면서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이것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인다. 다음으로 담낭 용종은 대부분 양성질환이지만, 크기가 1㎝ 정도로 크거나 점점 커지는 경우에는 암 발생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한 담낭벽 일부가 두터워지는 벽비후의 경우에도 암 발생과 구분이 어려워 적극적인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이 외에도 최근 연구들에서 비만, 지방간, 대사증후군이 담낭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밝혀져 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담낭암 치료에서 암이 담낭에 국한되어 있거나 주변 침범이 제한적이면 수술이 가능하지만, 주변 침범 정도와 위치에 따라 더 진행된 담낭암에서는 수술이 어려워 항암치료, 면역치료, 표적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고려한다.
김효정 교수는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담석이나 담낭 용종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암이 되는 것은 아니나 담석이 들어있는 경우 초음파 검사 시 담낭에 대한 면밀한 검사가 방해를 받아 충분한 검사가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만성 염증으로 인한 벽비후 변화를 일으키므로 고령에서 담낭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담낭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담낭 용종과 담낭 벽의 일부 국소 벽비후에 대해서는 크기와 심화 양상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므로 젊은 연령에서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아울러 건강검진에서 담낭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많아 이에 대한 주의와 함께 담석, 용종, 담낭암 모두 비만, 대사질환과도 관련이 있어 이에 대한 관리 역시 담낭 건강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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