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또 박재현 너냐.
롯데 선발 나균안과 김진욱은 자기 공을 던지고도 웃지 못했다. 나균안과 김진욱은 나란히 호투를 펼쳤지만 경기 막판 KIA 리드오프 박재현의 한 방과 기습 번트에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선발 투수의 호투에도 롯데는 결국 또 KIA를 넘지 못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 1무 4패.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롯데 선발 김진욱은 7회까지 KIA 타선을 압도했다. 빠른 투구 템포와 위력적인 직구 수직 무브먼트를 앞세운 김진욱의 공에 KIA 타자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사직 스쿠발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김진욱은 마운드 위에서 여유까지 보였다.
6회가 최대 고비였다. 2사 이후 김선빈에게 안타, 이어 김도영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2,3루 역전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전날 9회 투런포를 터뜨렸던 아데를린. 장타 한 방이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포수 유강남이 마운드를 찾았지만 김진욱은 긴장한 기색 대신 미소를 지었다. 오히려 큰 승부를 즐기는 듯했다. 그리고 결과로 증명했다. 1B 1S에서 던진 146km 직구로 아데를린의 배트를 구위로 누르며 유격수 땅볼로 위기를 막아낸 김진욱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7회까지 투구수 92개. 김진욱은 승리 투수 욕심보다 팀 승리를 먼저 생각했다. 7회 1사 후 김호령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타자를 정리하며 끝까지 이닝을 책임졌다.
7이닝 1실점. 사직 팬들은 홈 관중석을 가득 메운 채 김진욱의 이름을 연호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경기 흐름은 한순간에 KIA쪽으로 넘어갔다. 롯데 팬들 입장에서는 '또 박재현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은 선두 타자 박재현에게 기습 번트에 제대로 허를 찔렸다. 초구 커브에 기습 번트를 댄 박재현. 김지욱은 빠르게 달려나와 타구를 잡고도 1루 송구를 포기할 만큼 완벽한 코스의 번트였다. 결국 무사 1루가 순식간에 득점권 위기로 이어졌다.
김진욱은 대타 한승연을 삼진 처리하며 버텼지만 투구수 101개에 도달했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남겨둔 책임주자 박재현이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2사 1,3루에서 구원 등판한 김원중이 아데를린에게 적시타를 허용했고, 3루 주자 박재현이 홈을 밟으며 롯데 선발 김진욱은 패전 투수가 됐다.
7.1이닝 5피안타 2볼넷 6삼진 2실점. 김진욱은 자신의 몫을 다했지만 승리 대신 패전의 아쉬움을 떠안았다.
전날도 흐름은 똑같았다.
롯데 선발 나균안 역시 호투를 펼쳤지만 박재현에게 무너졌다. 1회 선두타자 홈런으로 선취점을 허용했고, 7회에는 다시 박재현에게 역전 솔로포를 얻어맞으며 패전 투수가 됐다.
이틀 연속 두 선발 투수는 마운드 위에서 모든 걸 쏟아부으며 버텼지만, 이틀 연속 경기 후반 KIA 리드오프 박재현에게 당하고 말았다. 역전 홈런 그리고 기습 번트 후 결승 득점까지. 롯데 선발 나균안과 김진욱 입장에서는 박재현은 '다신 만나고 싶지 않은 타자'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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