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상대가 알아챈다. 안 좋은 내색을 하면 안 되는 이유다."
두산 베어스 곽빈은 이견이 없는 팀 에이스다. 국내에서 158km 강속구를 뿌리는 파워 피처를 찾아보기 힘든데, 곽빈은 빠른 공을 안정적으로 던지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니 국가대표 주축 선발로 활약할 수 있다.
하지만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는 의문 부호를 남겼다. 5이닝 2실점. 기록으로 보면 나쁘지 않았다. 또 타선 지원을 받아 승리투수도 됐다.
그런데 불안했다. 상대 선발 긴지로가 데뷔전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완전히 흔들리고 있었고, 1회부터 3점 득점 지원을 얻었다. 투수가 심적으로 매우 편안해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2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하던 곽빈은 3회 선두타자 최준우를 상대로 볼넷을 내줬다. 볼넷, 나올 수 있다. 하지만 9번타자였고, 스트레이트 볼넷이라는 게 충격이었다. 갑자기 제구가 극도로 흔들렸다. 박성한에게 연속 볼넷. 이게 시발점이 돼 2실점을 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볼넷도 줄 수 있고, 실점도 할 수 있지만 이날은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았다.
팀이 3회 추가 3점을 내줬지만, 곽빈은 4회와 5회에도 계속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추가 실점이 없었다는 것.
투수 전문가 김원형 감독은 이 모습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10일 SSG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그냥 그런 날이었떤 것 같다. 투수가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는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부진했던 시즌 첫 등판 제외, 올시즌 투구 중 가장 안 좋았다. 그래도 5회까지 던져준 게 에이스다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잘 안되니 마운드에서 제스처가 많아지더라. 그래도 에이스 투수는 그걸 티내면 안 된다. 야수들이 '우리 선발 안 좋구나' 생각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상대도 알아챈다. 존을 좁힌다. 그러니 투수는 안 좋아도, 안 좋은 내색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된다는 의미.
김 감독은 "곽빈에게도 얘기를 해줬다. 마운드에서 조금만 더 냉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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