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감동의 첫 승. '한턱' 제대로 냈다.
현도훈(33)은 지난달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2로 맞선 6회초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롯데는 6회말 3점을 내면서 역전에 성공했고, 5대4로 승리했다.
승리투수는 현도훈에게 돌아갔다. 2018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후 9년 만에 거둔 프로 첫 승이다. 2018년 5월8일 광주 KIA전에서 데뷔를 한 뒤 3160일 만이다.
오래 걸렸던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중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에는 독립리그 구단에 입단해서 야구 생활을 이어갔다.
일본에서 야구를 배운 만큼, 탄탄한 기본기가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1군에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다. 두산에서는 2018년 3경기, 2021년 5경기에 나간 게 1군 등판 전부였다.
결국 2022년 시즌을 마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30대로 향해가는 나이에 포기할 법도 했지만,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140㎞ 초반이었던 구속도 140㎞ 후반까지 올리는 등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준비를 해갔다. 결국 롯데가 손을 내밀었고, 부산에서의 생활이 시작했다.
롯데 첫 해인 2023년 퓨처스리그에서 32경기에 나온 그는 1승1패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4년 퓨처스 37경기에 나와 5승5패 8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60으로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고, 1군 8경기 등판도 했다.
2025년 퓨처스리그에서만 시간을 보냈지만, 2026년 마침내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데뷔 이후 첫 승까지 걸린 9년의 시간. 많은 일이 있었다. 결혼을 했고, 아이도 생겼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아픔도 겪었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모두 겪어나가며 더욱 단단해져 나갔다.
첫 승을 한 뒤 현도훈은 중계사 인터뷰를 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고맙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영상 편지도 했다.
지난 3일 SSG전에서 두 번째 승리까지 품은 현도훈은 '기념턱'을 제대로 쐈다. 9일 KIA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에 피자를 돌렸다. 남들에게는 사소할 수 있는 피자일 수 있지만, 현도훈에게는 야구 인생을 담은 감동의 음식으로 남게 됐다.
현도훈은 첫 승을 한 뒤 기념구를 김태형 감독에게 전달했다. 현도훈은 "앞으로 여러 타이틀 가져서 (기념)공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드렸다"고 설명했다.
현도훈은 11일까지 10경기 등판해 12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아쉬운 장면이 나올 때도 있었지만, 1군 투수로서 충분히 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도훈표 한턱'도 이제 시작이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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