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우주 기자] '셀럽병사의 비밀' 이순재의 마지막 사투가 공개된다.
오는 5월 12일 밤 8시 30분 방송되는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에서는 삶의 마지막까지 무대를 지켰던 '영원한 현역' 배우 이순재의 생애를 조명한다. 70년 연기 인생을 오로지 집념 하나로 버텨온 그의 뜨거운 열정과, 미처 공개되지 않았던 투병 중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번 방송에서 다뤄진다.
데뷔 70년 만에 거머쥔 KBS 대상, 그리고 눈물의 의미 "신세 많이 졌습니다"
지난 2025년 1월, 이순재는 데뷔 70년 만에 생애 첫 KBS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공로상이 아닌, 순수한 연기상으로 처음 받은 대상이었다. 건강 악화로 활동을 중단한 지 석 달 만에 수척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날도 온다"며 담담하게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고 인사를 전한 그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아흔의 나이에도 그가 대본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대상의 영광을 안겨준 KBS 드라마 '개소리' 촬영 당시 처절한 사투가 공개된다. 오랜만에 맡게 된 주연에 그의 의욕은 어느 때보다 넘쳤지만, 고령의 나이를 무시하긴 어려웠다. 촬영 도중 백내장 진단을 받고 곧바로 수술을 해야했던 이순재. 이후 휴식을 취하라는 제작진의 권유를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 "스태프 70~80명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보름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청력이 안 좋아져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촬영의 70%가 거제에서 이루어진 탓에 매번 장거리 이동을 감수해야 했다. 시력과 청력이 모두 저하된 극한의 상황 속에서 매니저가 읽어주는 대사를 귀로 외우며 완주했던 그의 집념이 고스란히 전달될 예정이다.
"기억력도 실력이다" 아흔에도 완벽했던 암기력의 비밀
이날 방송에는 이순재와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를 함께한 박소담, 그의 '영원한 며느리' 박해미가 게스트로 출연해 이순재와의 특별한 추억을 공유한다. 특히 박소담은 이순재와 함께 연극을 올리던 시절, 대본 리딩 현장에서부터 목격한 이순재의 놀라운 암기력에 관한 일화를 전했다. 후배들이 증언하는 이순재는 누구보다 촬영장에 일찍 도착하고 NG를 내는 일도 찾기 어려운 배우였다.
그 비결은 타고난 재능이 아닌, 평생동안 이어온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었다. 실제로 그는 미국 대통령은 물론, 영국 수상의 이름까지 줄줄이 외우며 기억력을 단련했다. 여기에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습관까지 더해지며 '영원한 현역' 배우로서의 체력을 유지했다. 한편, 애주가로 유명한 MC 이찬원은 이순재의 엄격한 절제력 앞에 "그래도 저는 담배는 안 피운다"며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이낙준 전문의는 "특정 정보를 반복해서 외우는 습관이 뇌의 저장 용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데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주와 금연이 병행되지 않았다면 이러한 암기력 유지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무대 위에 설 수 있었던 이순재의 저력은 결국, 철저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은 죽는 그 순간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이순재의 열망이 만들어낸 기적과도 같은 것이었다.
연기가 전부였던 사람, 이순재
여든아홉 살에 선 그의 마지막 무대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였다. 공연이 시작된 지 두 달여, 무대를 지키던 그는 어느 날 막을 내리자마자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폐렴'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입원 생활이 길어지던 어느 날, 그의 병실에서 희미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모두를 놀라게 한 그 소리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생의 마지막 등불이 꺼져가는 순간까지 배우이고 싶었던 대배우 이순재. 그의 위대한 연기 여정은 5월 12일(화) 밤 8시 30분 방송되는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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