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우리가 (2군에) 내리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이)의리가 잘 던지게 만든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12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좌완 이의리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이의리는 1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4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에 그쳤다. 지난 5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 1⅔이닝 2안타 5볼넷 1사구 3삼진 5실점으로 부진하자 이 감독은 롯데전까지 보고 변화를 고민하겠다고 했는데, 일단 엔트리 조정 없이 그대로 뒀다.
이의리는 오는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삼성은 리그에서 대표적으로 좌타자가 많은 팀이다. 이의리는 올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7푼3리,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3할8리를 기록했다. 좌타자 상대 기록이 그나마 낫기에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의리를 대체할 마땅한 카드가 없기도 하다. 대체 선발 0순위로 고려했던 김태형도 10일 롯데전에서 1⅔이닝 3실점에 그쳐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이 감독은 "삼성전까지는 보려고 한다. 투수코치와 의논했는데, 왼쪽 타자에겐 그래도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잘 들어온다. 삼성에 좋은 왼손 타자들이 많다. (김)태형이가 의리보다 완벽하게 뭔가 임팩트가 있으면 의리를 빼겠는데, 삼성전까지 의리를 던지게 하고 그다음에 판단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구가 야구장도 작고, 우투수가 좌타자를 많이 상대하기가 좋은 구장은 아니다. 의리를 한번 더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KIA가 올 시즌 5강 경쟁을 계속 하려면, 국내 선발진의 반등은 필수다. 현재는 이의리 양현종 황동하가 기회를 얻고 있는데, 이의리가 반등하지 못하면 KIA는 계속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의리의 올 시즌 성적은 8경기, 1승4패, 28이닝, 평균자책점 9.00이다. 이의리의 좋은 구위를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지 이 감독과 이동걸 투수코치는 시즌 내내 이의리만큼이나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이동걸 코치는 "의리한테 항상 하는 이야기인데, KIA 타이거즈 멱살을 잡고 끌고 가야 될 선수다. 최근 팔꿈치 수술 이후 계속 부진이 반복되고 있었고, 사실 5일 경기 전까지는 3경기 연속 5이닝을 끌어줬다. 경기하는 방식에 대해서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5일 경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 나오면서 스스로를 더 작게 만드는 선택들을 많이 했다. 그래서 순간순간 멘탈도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결국 이제는 본인과 싸움이 아닌 상대 타자와 싸움을 해야 한다. 그런 선택을 계속 해야 되는 선수니까. 이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전 결과 자체는 안 좋았지만, 이 감독은 이의리가 마운드에서 코치진의 요청대로 변화하려는 모습을 확인했다. 고심 끝에 한 경기 더 지켜보기로 한 이유다.
이 감독은 "볼넷이 나오긴 했지만, 롯데 타자들이 쳐서 점수를 냈다. 본인도 나도 투수코치도 팬분들도 만족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의리가 로테이션에서 잘 던져줘야만 한다. 우리가 (2군에) 내리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좋은 투수를 어떻게든 살려서 가는 게 팀에 좋다. 의리가 잘 던지게 만드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잘 던져주길 바라고 있다. 삼성전까지 지켜보고 의리가 잘 던져 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지금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KIA는 전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대신해 내야수 윤도현을 콜업했다.
이 감독은 "데일은 컨디션이 별로 안 좋길래 열흘 정도 빼려고 한다. 두산 3연전에 좌투수 2명이 나오고, 공격력에서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는 친구가 누굴까 하다가 (윤)도현이가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어서 힘을 내달라고 불렀다"고 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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