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외상으로 인해 면역 조절 기능을 하는 비장을 절제한 환자는 고관절 골절 위험이 최대 7.86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강성현·조재우 교수 연구팀(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강성현·조재우, 응급중환자외상외과 최낙준, 가정의학과 남가은,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은 최근 '비장절제술이 장기적인 골절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비장은 면역 조절과 감염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다. 최근 면역계와 골대사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골면역학(osteoimmunology)' 개념이 주목받고 있으며, 비장 기능 소실이 면역 항상성 변화를 통해 골 재형성 및 골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비장절제술과 장기적인 골절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대규모 인구집단에서 확인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312만 5549명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이 중 비장절제술을 받은 769명과 비장절제술을 받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했으며, 약 10.3년의 중앙 추적관찰 기간 동안 새롭게 발생한 골절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장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비장절제술을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체 골절 위험이 1.61배 높았다.
특히 고관절 골절 위험은 2.57배 높았으며, 기타 골절 위험도 1.36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외상으로 비장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전체 골절 위험 2.96배, 척추 골절 위험 3.27배, 고관절 골절 위험 7.86배로 뚜렷한 증가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외상성 비장절제술 환자의 경우 암이나 기타 질환으로 비장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고 기저질환이 적을 가능성이 높아, 비장 기능의 급격한 소실이 골면역 축 변화와 골 취약성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남성과 음주자에서 비장절제술과 척추 골절 위험 간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나, 환자별 위험 요인에 따른 골 건강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제시됐다.
강성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장절제술이 감염 위험 증가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골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대규모 전국 코호트에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외상으로 비장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는 향후 골절 위험 증가 가능성을 고려해 골밀도 평가와 예방 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재우 교수는 "정형외과 임상에서는 골절 발생 이후의 치료뿐 아니라, 골절 위험을 높이는 전신적 요인을 파악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비장절제술 후 장기 추적관리 과정에서 골 건강 평가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골-면역 축(bone-immune axis)을 통한 비장절제술의 골절 위험 영향: 전국 단위 국내 코호트 연구'는 골다공증 분야 국제학술지 'Osteoporosis International'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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