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거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자존심을 조금 내려놓자 만루 홈런이 터졌다. 한화 이글스의 '간판 타자' 노시환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화는 지난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11대5로 대승을 거뒀고 이날 승리로 한화는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그 중심에는 1회부터 승기를 가져온 노시환의 만루 홈런이 있었다.
이날부터 한화 타선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김경문 감독은 강백호를 4번에, 노시환을 5번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1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노시환은 키움 선발 배동현의 144㎞ 직구를 통타해 고척돔 외야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3번째 그랜드슬램.
노시환은 "처음에는 4번 타자라는 자리에 프라이드가 있었는데, 막상 5번을 쳐보니 마음이 훨씬 편하더라"며 웃어 보였다. 압박감을 덜어낸 노시환의 방망이는 거침이 없었고, 이는 곧 팀 전체의 화력으로 이어졌다.
김경문 감독 역시 당분간 이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다. 김 감독은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아무래도 노시환의 페이스가 좋아지니까 팀 전력이 확실해졌다. 일찍 점수를 확 내주니 경기를 운영하기가 훨씬 편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13일 경기에서도 팀은 2대3으로 패해 분루를 삼켰지만 노시환은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나름 제 몫을 해줬다. 4번에 자리한 강백호는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노시환의 부진이 길어질 때도 김경문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타격은 항상 사이클이 있다. 노시환이 잘 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제자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였다.
전날까지 침체됐던 한화 타선은 노시환의 홈런 한 방으로 깨어났다. 강백호가 4번에서 버티고 노시환이 5번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시너지는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13일 경기에서도 키움 마운드는 한화의 중심 타순이 오면 피해가는 피칭을 보이기도 했다.
노시환의 부활은 단순한 개인 성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5번 타자'로 거듭난 노시환이 독수리의 '날개짓'을 본격적으로 이끌지 리그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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